익산 3·1운동과 4·4솜리독립만세운동의 진원지

전북 익산시 오산면 남전리에 위치한 남전교회는 1897년 설립된 익산 최초의 교회이자 익산 지역 3·1독립만세운동과 4·4솜리독립만세운동의 근원지이다.

 군산을 거점으로 선교활동을 시작한 미국 남장로회 소속 전킨 선교사(한국명 전위렴)는 1895년 자신의 집을 교회로 삼고 백성들이 오가는 장터에서 복음전파 활동에 힘썼다. 전킨 선교사의 전도활동에 힘입어 등록교인이 40명을 넘어설 무렵인 1899년, 군산항 개항과 일제의 탄압으로 군산 선창가(부두)에 위치한 전킨 선교사의 교회가 군산 구암동으로 이전하게 된다. 당시 전킨 선교사의 교회로 예배를 다니던 익산 남전리 출신 7명의 성도들은 선창가 예배처소를 잃게 되자 남전의 영수 이윤국의 집에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후 남전교회는 1901년 초가 다섯 칸의 예배당을 건립했고 교인 수가 200명에 달해 1915년 열두 칸으로 예배당을 확장시켰다. 또한 문맹퇴치운동에 앞장서 1910년 ‘도남소학교’(남자학교)와 1922년 ‘미성소학교’(여자학교)를 설립했고 1923년 두 학교를 ‘신성소학교’(남녀공학)로 통합해 32년간 익산지역 교육 활동을 선도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이 소식을 들은 남전리 출신 박연세 선생은 3월 5일 군산 영명학교 교사와 학생, 교인들과 함께 전북 지역 최초의 만세운동을 일으켰다. 그 힘을 이어받아 4월 4일 남전교회 최대진 목사를 비롯해 김만순 김필례 장경춘 문용기 박영문 박도현 등이 솜리(익산의 옛 이름) 장날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대대적인 만세시위를 벌였다. 일제 헌병대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문용기 박영문 장경춘 등이 그 자리에서 순국했다. 솜리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단일 교회에서 주도한 만세운동이었다. 광복 후 이승만 대통령은 남전교회 교인들의 솜리만세운동을 높이 평가해 친필로 쓴 순국선열 비문을 하사했다.

 남전교회 앞마당엔 박병호 선생의 기념비가 있다. 그는 해방 직후 사회질서 유지와 올바른 국가관 확립을 위해 오산면 애국청년단을 인솔하고 대한독립청년단을 조직해 청년운동을 전개했다. 또한 대한청년단 오산면 단장과 오산면장 등을 역임했고 반탁운동과 반공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공산주의자들의 감금과 모진 고문으로 향년 41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이에 남전교회 성도들은 교회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순교한 박병호 선생의 숭고한 정신을 세세토록 기념하고자 순교비를 세웠다. 현대식 건물로 다시 세워진 지금의 남전교회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기장)의 ‘기독교 사적 제1호’ 표지석이 세워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