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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전통보다 고향의 맛을 따르는 러시아계 유대인들


2019년 이스라엘의 독립 기념일에 이스라엘 정부는 자랑스럽게 올해 인구가 900만 명이 넘었다고 발표하였다. 1948년 독립 당시 100만 명도 채 못 되었던 인구수가 70년 만에 1000만 명에 가까운 인구로 늘어난 것이 사뭇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인구를 들여다보면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체 인구 중 유대인 인구가 약 600만 명을 조금 넘고 나머지 300만 명 가까운 인구가 아랍인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부분은 유대인 인구이다. 이스라엘의 인구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유럽계 유대인들이다. 이스라엘의 독립 당시부터 시작해서 이스라엘의 상위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유럽계 백인 유대인들이다. 그런 유럽계 유대인들의 대부분이 종교유대인들로서 그들은 이스라엘의 전통과 관습을 철저히 지켜내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골치 아픈 형제들이 있었다. 바로 러시아계 유대인들이다.

 이들은 2019년 현재 약 200만 명에 가깝다고 한다. 600만 명 유대인 인구수의 3분의 1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하고 난 후 전 세계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던 나라마다 유대인들의 대우가 변했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의 경우 재정 러시아 시대부터 구 소비에트 연방 아래에서 유대인들은 꾸준히 박해를 받아왔다. 스탈린은 자신의 동료였던 트로츠키가 끌어들인 유대인들을 위협으로 여겨서 그들을 박해해왔다.

 그러던 중 1967년 이스라엘이 6일 전쟁에서 승리하고 난 후 대대적인 유대인들의 박해가 구소련과 전 세계에서 일어났다. 그로 인해 그 당시 25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계 유대인들은 인종차별과 박해를 피해 이스라엘로 넘어오게 되었다. 소련은 당시에 수많은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일명 ‘외교관세’를 유대인들의 이민에 적용시켜서 학자나 의사 등과 같은 고급인력들에게는 이민을 못 가게 엄청난 금액의 세금을 적용시켜서 러시아 유대인들은 박해 속에서도 남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1990년 고르바초프의 온건 정책이 구소련의 체제를 바꾸게 되면서 엄청난 수의 러시아계 유대인들이 알리야(귀환을 뜻하는 히브리어)를 하게 된다. 약 190만 명의 유대인들이 구소련연방을 떠나게 되는데 약 97만 명이 이스라엘로 귀환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유대교 전통법에 따라서는 유대인들로 구분되지 못하고 이스라엘 시민권만을 얻게 되었다. 그 이유는 러시아제국과 구소련 연방에서 살면서 그들은 온전히 유대교전통을 따르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전통적인 유대교법에 따라서는 유대인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들은 유대교인들이 금하는 음주(보드카)와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전통보다는 삶에 집중하는 형태를 이스라엘에 보이기 시작했다.

 러시아계 유대인들이 사는 곳에는 자신들의 슈퍼마켓이 생겨난다. 자신들이 즐겨먹던 음식을 찾아서 이들은 그 작은 슈퍼로 몰려온다. 그곳에는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보드카 그리고 온갖 유대교 정결법에 어긋나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그런데도 이들은 보드카를 마시고 돼지고기로 만든 베이컨과 소시지를 먹으면서 자신들을 유대인이라고 부른다. 전통이 있다면서 그들이 따른 유대교 경전에 대한 지식과 나름의 행동들을 보여준다. 안식일을 지키고 회당을 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일상에서 자신들에게 익숙한 음식들을 먹는다.

 전통과 율법에 철저한 이들이 보기에 러시아계 유대인들은 골칫거리 같은 존재이다. 그들은 전통과 율법보다도 자신들의 맛과 멋에 더 충실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들로 인해서 자신들이 지켜온 전통과 법이 무너지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결코 자신의 유대성을 버린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의 핑계를 듣자면 그들은 살아온 배경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는 한다.

 현재 이런 러시아계 유대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메시아닉 유대인 그룹이다. 일명 유대 크리스천이라고 부르는 메시아닉 유대인들은 러시아계 유대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골치 아픈 동생을 둔 유대인들은 오늘도 그 가게 앞을 지나면서 고개를 한번 젓고는 지나가지만 많은 이들이 웃음을 지으며 카트를 밀고 가게에 들어선다.

김요셉 목사

 

기사입력 : 2019.11.17. am 11:22 (입력)
김용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