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상동교회는 130년이 넘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상동교회는 미국감리회 소속 선교사로 파송되어 1885년 5월 6일 서울에 온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가 설립했다.

 선교사이자 의사였던 그는 정동에서 첫 민간병원인 시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환자들을 치료하며 의료사역을 시작했고 이후 상동으로 옮겨 시병원과 시약국을 세우고 의료사역을 펼치며 복음을 전하는 병원교회 공동체를 만들었다.

 스크랜턴 선교사의 뒤를 이어 상동교회 담임 목사로 부임한 전덕기 목사는 1897년 40여 명의 청년들과 엡윗청년회를 조직하면서 독립운동의 중심인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전덕기 목사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전국 각지 청년회 대표들을 모아 상소문을 올렸고 상동청년학원을 설립해 청년들에게 신문학 보급과 민족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등 독립정신을 함양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을사늑약 체결을 반대하는 구국기도회를 열고 조약무효 상소운동과 을사오적 처단운동도 벌였다. 이때 모여든 청년들은 이승만 김구 이준 이동녕 조성환 등이다.

 전덕기 목사와 안창호 이회영 신채호 주시경 등 수많은 민족 운동가들은 상동교회 지하실에서 비밀항일단체인 신민회를 결성하고 헤이그밀사를 파견하는 등 국권회복을 위한 민족운동에 힘썼다.

 하지만 1914년 일제는 105인 사건을 조작해 전덕기 목사를 포함한 국내 기독교민족운동 주동자들을 대거 체포했다. 상동청년학원 또한 일제에 의해 강제 폐교되고 상동교회도 폐쇄됐다. 광복 이후 상동교회는 재건됐고 1976년 종탑포함 12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현재 모습에 이르렀다.  

 개신교 135년의 역사를 함께 걸어온 상동교회는 구한말 국권회복을 위한 민족운동의 중심지로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도 등재됐으며 그 해 상동교회가 배출한 독립운동가들의 공헌과 희생이 국민의 애국심 함양에 가치가 있다고 인정돼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현재 상동교회는 대한민국과 한국 감리교회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스크랜턴 선교사와 전덕기 목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교육활동(협성대학교 등)과 선교활동에 힘쓰고 있다.

금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