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은 항상 부담스럽다. 그것은 ‘나같이 부족한 사람이 하나님의 충성스러운 일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우리 자신의 의문 때문이다. 한 가지 위로가 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지도자였던 모세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80세가 되던 어느 날 모세는 광야에서 불이 붙은 떨기나무 아래에서 조상의 하나님 야훼를 만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영적인 지도자로 부르심을 받는다. 그때 모세는 자신이 본래 말을 잘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입도 뻣뻣하고 혀도 둔하기에 자신은 그 일을 감당할 자격이 없다고 대답한다(출 4:10). 그러자 하나님이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말 못 하는 자나 못 듣는 자나 눈 밝은 자나 맹인이 되게 하였느냐 나 야훼가 아니냐”(출 4:11)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부하는 모세에게 하나님은 왜 ‘말 못 하는 자’ ‘못 듣는 자’ 그리고 ‘못 보는 자’들을 콕 짚어서 말씀하셨던 것일까? 그것은 모세로 하여금 사람의 모든 능력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사실 모세는 자신의 능력 없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전능하신 하나님이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세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자신을 도와주실 것을 몰랐기에 영적 지도자로의 부르심을 거부했던 것이다.

 모세와 같은 위대한 지도자도 이처럼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자신의 약점을 바라보며 부르심에 순종하기를 주저했다. 그는 하나님의 일이란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힘입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만 했다.

 25일 2019년 제직임명식이 거행되었다. 제직은 하나님이 주신 복된 직분으로서 교회의 충성된 일꾼이 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그러나 제직이라는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 앞에서 우리는 모세와 같이 우리의 능력 없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은 우리의 무능력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제직은 자신의 능력만 믿고 나아가는 자가 아니라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더욱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려는 자이다.

 이제 우리의 무능과 무자격을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의 십자가 아래에 내려놓고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감당하는 충성된 일꾼들이 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