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몽돌 해변이 몇 곳 있지요. 반질반질 동그란 몽돌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가을 밤 몽돌 해변에 앉아 있으면 오케스트라의 교향악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악기들이 조화로움을 이뤄 아름다운 화음을 내듯 몽돌이 구르는 소리에서도 장엄한 화음이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 소리는 파도에 쓸려가고 밀려오며 서로 부딪치고 또 굴러서 마침내 자신을 다듬어가는 소리인지 모릅니다. 천 년이 흐르고 모든 모서리들이 깎이고 깎여 동그랗게 되어버린 몽돌을 보면, 해변의 파도와 바람과 비와 시간들이 낳은 알처럼 신비하기 그지 없습니다.
몽돌의 바다에서 우리는 인간의 죄와 같은 모난 성격과 감정과 불협화음을 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이룬 공동체도 우리의 모서리와 가시를 깎고 다듬는 마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과 세파에 휘몰아치고 깎이며 때로는 이해할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세상살이의 한복판을 지난 뒤에야 우리는 몽돌처럼 둥글고도 매끄러운 인격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렇게 불협화음의 아우성과 폭음의 두려운 시간을 버티어 마침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고 평화에 이르겠지요. 하여 사람이 만나 다투고 상처받고 사랑하는 일도 우리를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