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사회적으로 국민 모두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정치인들은 물론이며 각 진영으로 나눠진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거친 언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 하나가 ‘그리움’이다.
우리를 끊임없이 밀고 가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열심히 살도록 충동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그리움이다. 헤르만 헤세는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는 책에서 그리움이야말로 낯선 곳을 방랑하는 자신을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궁극의 실재라고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그리움을 간직하고 산다. 경쟁과 피로사회 속에서 모두는 그리움을 추구한다.
추석은 그리움을 나누는 시간이다. 기를 쓰고 먼 고향에 가는 이유는 그곳이 그리움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리움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초월하는 개념이다. 각종 첨단 하이테크와 인공 지능의 시대에도 그리움은 작동한다.
교회 역시 그리움의 장소다. 눈시울 적시며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찾았고 목회자와 성도들이 서로를 사랑했던 그리움 넘친 곳이다.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교회 주변을 서성거리며 인생의 문제가 있을 때 교회를 찾는 이유는 그곳이 그리움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우리의 교회에 그리움이 넘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이다. 교회 내 모든 구성원이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정겨운 가족이 돼야 한다.
미움과 원망, 투쟁과 분열이 만연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리움을 갈망한다. 이런 가운데 이 땅의 교회가 어머니의 품과 같이 포근한 그리움의 장소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태형 기록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