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의 첫 구절은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로 시작된다. 보다 원문에 가깝게 번역하면 “나는 믿고 있습니다…”가 먼저 등장한다.
여기서 ‘믿음’이라는 말은 헬라어로 ‘피스티스’이다. 이 말은 ‘믿는다’를 의미하는 헬라어 동사 ‘피스튜오’에서 나온 말이다. 명사 ‘피스티스’는 ‘신뢰하고 맡기다’는 뜻으로 ‘신념’ 그 이상의 뜻이다. 신념은 단순한 의견의 표현일 수 있으나 믿음은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면 비행기를 탈 때 그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조종사를 믿는 단순한 믿음에서 더 나아가 전적인 신뢰를 품고 의탁하고 맡기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는 너를 믿어”라고 말할 때 이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능력을 믿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그 말이 그 사람을 신처럼 떠받들거나 혹 전혀 실수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신뢰를 줄 뿐이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라고 말할 때 이 말은 전혀 다른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 말은 “내가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믿고 신뢰하며 맡기어 드립니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어떤 이치를 믿고 신뢰하는 것 그 이상의 뜻을 가진 말로 하나님께 온전히 자신을 맡기고 신뢰하며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산다는 뜻이다. 그 고백에는 하나님께서 자기 자신을 믿음의 세계로 인도하셨다는 확신과 함께 스스로 그 초청을 받아들였다는 선언적인 자기 맹세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김에녹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