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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유대인은 누구인가?

몇 년 전 이스라엘을 방문한 청년들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받은 질문이다. 얼굴색이 까만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냐고 물어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프리카계 유대인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가 보통 유대인들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유럽 사람들처럼 흰 피부를 가진 백인들이며 검은 양복에 검은 모자를 쓰고 기도책에 얼굴을 파묻고 매일 기도하는, 감히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율법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이들을 정통 종교 유대인(Ultra-Orthodox Jews)이라고 부른다.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분들은 예루살렘의 서쪽 벽(통곡의 벽)에서 보게 되는 검은 옷을 입은 종교 유대인들의 이미지가 유대인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유대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집단일 뿐이다.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 가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으로 가린 종교 유대인 여성들을 볼 수 있지만, 텔아비브나 하이파 같은 대도시에 가면 여느 유럽 국가처럼 현대적이고 세련되고 과감한 스타일의 여성들과 한껏 치장한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안식일이 되면 예루살렘은 정말 고요해진다. 안식일에는 일체의 공공 교통수단이 운행을 멈추기에 이스라엘을 여행하는 이들 중 공공수단을 이용하는 이들은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러나 텔아비브 같은 도시는 안식일 밤을 즐기기 위한 젊은이들로 클럽이 북적인다.

 필자의 아들은 유대인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닌다. 필자의 아들이 구약에 나오는 모든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반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놀래킨 일도 있다. 어떤 유대인들에게는 구약이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처럼 자신들의 조상의 이야기인 역사책이거나 신화로만 비춰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유주의자들이라고 불리우는 무신론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들을 스스로 유대인이라고 부른다.

 현대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은 유럽 사람들이나 러시아인처럼 흰 피부에 파란 눈을 가진 사람도 있고 아프리카 사람들처럼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들, 아랍사람들하고 구분하기 아주 어려울 만큼 검은 머리와 구릿빛 피부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유대인들도 있다. 이들은 피부색이나 종교적 열심을 떠나 모두 스스로를 유대인이라고 부른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집단이 한 곳에 모여 산다는 것, 그리고 한 민족과 국가를 이루면서 산다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피부색이나 성장 배경 신앙적 열심의 정도는 다 다르지만 공통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땅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사는 동안 유대인으로서 받아야 했던 고통과 차별이다. 그리고 그러한 차별과 박해로 인해 종교적 신앙적 열심들에 차이가 생겼지만 자신들은 고향을 떠난 이방인들이며 언젠가는 약속의 땅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AD 70년 이후 지금까지 약 2000년 동안 이들은 얼굴색도 바뀌고 말도 바뀌었지만 이제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와 히브리어를 배우고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살아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모든 남자와 여자들은 군대에 들어가게 되고 어린 나이 때부터 국방의 의무를 지게 한다. 그리고 공립학교에서는 신앙의 여부를 떠나 자신들의 역사를 ‘타낙’(Tanach: 우리가 알고 있는 구약 성경)을 통해 아이들에게 역사를 교육한다.

 유월절이면 모든 슈퍼마켓에서 무교병을 팔고 이스트(누룩) 가 들어간 빵들을 팔지 않기 위해 아예 진열장에서 치우거나 밀가루를 파는 진열장을 치워 버린다. 유럽 미국 중동 아프리카 등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던지 초막절에 초막을 만들며 전통을 지켜나간다. 이제 70년 밖에 안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2세대들은 히브리어가 모국어가 되었다. 이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 3세대들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남아 있다. 인구의 4분의 1정도 되는 정통 종교 유대인들은 군복무를 기피하고, 일반 사회에서 직업을 갖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고 정부의 보조만을 받아 일반 유대인들은 그들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들은 사회 노동계층에 주로 몰려있기에 경제적으로 열악하고 유럽이나 미국 서구권 유대인과 경제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러시아계 유대인들은 그들만의 강한 유대감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 중동계 유대인들은 중산층으로서 이스라엘의 허리를 지탱하며 문화적으로 커다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성지를 방문하는 이들이 땅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 주님을 더욱 깊이 만날 수 있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 편부터는 이런 다양한 유대인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김요셉 목사

 

기사입력 : 2019.08.18. am 11:1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