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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알탕 그리고 명란파스타…

하나님이 주신 생물 지혜롭게 다스려야 

먹는 일은 우리가 웬만해선 하루도 빼놓지 않는 일입니다. 먹는 데에도 기독교적인 식사와 그렇지 않은 식사가 있을까요? 꼭 기독교적이라고 말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이 더 기뻐하시는 식사법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명태는 가장 값싼 생선의 대명사였습니다. 궤짝에 여러 마리를 집어넣어 상자 째로 팔 정도였으니까요. 이름도 다양합니다. 잡은 그대로면 생태, 얼리면 동태, 말리면 명태, 새끼는 노가리라고 불립니다. 구워 먹고 튀겨 먹고 국 끓여 먹는 건 기본입니다. 알은 명란젓, 내장은 창란젓, 아가미는 아가미젓을 만들어 먹지요. 알만 모아서 매운탕처럼 끓여내는 알탕은 가장 값싸게 생선 맛을 볼 수 있는 요리였지요.

 이 명태가 귀한 몸이 되었습니다. 이미 80년대부터 동해바다에서 잡히는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2008년부터 사실상 명태 어획량은 0이 되었다고 합니다. 동해 바다에서 찾아보기도 힘들어서 산 채로 잡은 명태는 정부가 한 마리에 50만원을 주고 사들인다고 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새끼까지 잡아서 구워먹고 알마저 젓을 담그고 탕을 끓여 먹으니 제대로 번식할 기회마저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국인의 명태 소비량은 연간 30 만톤이 넘는다고 하니 그만큼 또 러시아나 일본 혹은 미국이나 캐나다의 바다에서 잡은 걸 수입해 와야 합니다.

 지구의 70%가 바다이고 물고기들은 한 번에 수 만개의 알을 낳으니 수산자원은 말 그대로 무궁무진할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이미 명태의 사촌인 대구가 멸종 위기에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알을 품은 암컷을 산 채로 장을 담그는 걸 최고로 치는 꽃게나 알 자체가 최고급 요리로 꼽히는 철갑상어와 연어도 밥상에서 사라지게 될지 모릅니다.

 창세기 1장 28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만드시고는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우리는 과연 바다의 물고기를 포함한 모든 생물들을 잘 다스리고 있는 걸까요?

 선진국에선 취미로 물고기를 잡는 데에도 엄격한 제한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개인이 취미 삼아 낚시를 하려고 해도 반드시 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면허는 1년에 몇 만원에 해당하는 돈만 내면 쉽게 받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물고기는 잡으면 안 되는지 배우게 됩니다.

 크기가 손바닥보다 작은 물고기는 잡아도 놔줘야 하고 크기가 크더라도 암컷은 무조건 놔줘야 합니다. 또 하루에 한 사람이 잡을 수 있는 물고기도 딱 2마리로 제한됩니다. 물고기가 알을 낳고 수정하는 산란기에는 아예 낚시를 금지하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은 1년 내내 낚시를 못하게 합니다. 한마디로 취미로만 낚시를 해야 하고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번식하는 걸 방해해선 안 된다는 거죠.

 만약 이런 규제를 어기고 규정보다 조금이라도 더 큰 물고기를 잡았다가는 몇 십 만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합니다. 낚시꾼이 모이는 곳마다 감독관이 있어서 아주 강력하게 처벌합니다. 낚시면허제도는 캐나다만 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같은 여러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바다에서 물고기가 사라지는게 낚시꾼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온난화 탓도 있고 훨씬 더 많은 물고기를 잡는 상업 어선들이 얼마나 법규정을 잘 지키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기독교인이라면 낚시꾼이나 어부들만 탓할 게 아니라 나부터 물고기까지도 잘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알탕이나 명란파스타 주문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우리 아이들이 명태를 그림책에서 멸종 동물로 배우기 전에 말입니다.

김지방(국민일보 기자)

 

기사입력 : 2019.08.11. am 10:12 (입력)
김용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