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막바지에 이르는 7월은 본격적인 한여름이다. 그나마 간간이 내리는 소나기는 타는 목마름이 있는 땅에 시원한 생명수를 공급하고 과열된 땅을 식혀준다. 요즘 날씨는 한증막 같이 무더운데다 마치 불이 붙어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의 계절이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산야는 온통 짙은 초록 일색이 된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온 세계의 인류가 잘 살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하셨다. 선물처럼 여름철에는 큰 열매를 맺는 참외, 메론, 호박, 박 등 100여 종이 넘는 박과 식물이 있도록 하셨다(시 104:14).
박과 식물은 덩굴손을 뻗어 주변의 지지대를 찾아 감고 올라가는 능력과 박 모양의 열매를 맺어 내용물을 채우며 과육을 보호하기 위한 가죽처럼 단단한 껍질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박과 식물은 뿌리에서 한번 흡수한 수분과 광합성으로 만든 영양분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열매 안에 저장하는 일에 집중한다.
그 중에 대표적인 식물이 수박이다(사진).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아열대와 열대지역에서 잘 자란다. 익은 속살은 붉은 빛 과즙으로 가득해 다른 어떤 열매보다도 부드럽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겉은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없게 초록색 바탕에 짙은 줄무늬의 단단한 껍질로 포장했다.
수박은 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다양한 영양성분과 함께 약리적인 효능이 있어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 특유의 붉은 색인 리놀레산은 혈관을 확장하여 혈압을 낮추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심혈관질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당뇨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라이코펜은 항산화 및 항암 능력과 예방효과가 있다. 특히 수박에 많은 시투룰린 성분은 이뇨작용이 탁월해 소변배설에 도움을 주며 전립선암 예방과 회복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계속되는 열대야 현상으로 지칠 때 콜린 성분이 뇌 기능을 향상시켜 숙면을 돕는다. 아르기닌 성분도 피로로 지친 간 기능을 회복시켜 간 건강을 지켜준다.
그 외에 베타카로틴, 비타민 B와 C는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노화를 늦춘다. 수분은 많은데 비해 칼로리는 낮아서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갈증을 해결하고 식사 후에 먹는 수박은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수박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을 만큼 크고 후덕하다. 각종 모임이나 교회 지·구역 식구 여럿이 둘러 앉아 한통의 수박을 나눠먹으며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기 좋다(시 133:1). 여름철 많은 땀을 흘리는 이때에 냉장고에서 꺼내 먹으면 시원한 청량감을 더 한다.
윤철종(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