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획ㆍ특집 > 김지방 기자의 Everyday christian
삶의 현장에서 믿음의 영성 드러내는 크리스천

예수님과 함께 고난 이겨낼 때
우리의 신앙 더욱 굳건해져

A 목사님은 주일을 제외한 다른 날에는 남의 집에서 나무를 다듬고 잔디를 깎는 일을 합니다. A 목사님은 저와 함께 캐나다 밴쿠버의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여기서 공부하는 학생들 절반 이상이 목사님 전도사님 선교사님이십니다. 평생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일해오신 분들이지만 캐나다에 와서는 대부분 A 목사님처럼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공부도 하고 가족도 먹여 살려야 하니까요.

 정원사 일을 하는 A 목사님은 "교회에서만 아니라 일터에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직접 실천해보려고 노력한다"면서도 "솔직히 일을 하다보면 힘들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은 "평신도들이 주일에 교회 와서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가운데 하는지,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 했습니다.

 A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니 두 가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하나는 어느 목사님께서 사역하는 교회를 옮기시는 중에 잠깐 일반 직장에서 일을 했는데, 여름성경학교를 위해서 휴가를 쓰겠다고 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고는 결국 사표를 썼다는 얘기였습니다. 이 목사님은 "내가 얼마나 세상을 몰랐는지 뒤늦게 깨닫고 펑펑 울었다"며 "그동안 교회학교 교사나 부장 장로님이 여름성경학교 봉사하는 걸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참석 못하는 사람을 질책하기도 했는데 정말 미안하고 가슴 아팠다"고 합니다.

 주일만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도 신앙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은 쉽게 하지만 사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평일, 더구나 직장이나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속에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성경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일이나 관계에 집중하다보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고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더라도 그게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답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저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제가 아직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는 혼자 4명의 아들과 딸을 키우셨습니다. 어머니는 늦은 밤 집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찬송가를 부르다 자주 우셨습니다.

 "험한 시험 물속에서 나를 건져주시고/노한 풍파 지나도록 나를 숨겨주소서/주여 나를 돌아보사 고이 품어 주시고/험한 풍파 지나도록 나를 숨겨주소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매일 저녁 단칸방에서 드리던 그 예배가 주는 위로와 힘 덕분에 저희 가족이 어려운 시절을 견뎌낸 것 같습니다. 때로는 세상에서 당하는 고난이 우리에게 오히려 유익이 될 때가 있습니다.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예수님을 기억하고 의지한다면 고난을 거친 뒤 우리의 믿음은 더 굳건해지기 때문입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에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역경과 유혹에 굴복하지 않으며 그리스도인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영적 체력 단련의 시작입니다. 근육을 기르려는 사람이 일주일에 하루만 운동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듯이 우리도 영적 체력을 기르려면 평일에도 직장에서도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항상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기를 힘써야 합니다.

 제가 지난 1년 동안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에서 공부한 주제가 바로 ''교회의 일만 아니라 세상에서의 일도 거룩하고 또한 거룩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악한 세상에서 교회와 기도원은 영성의 보고입니다. 그러나 도둑과 사기꾼 탈세범이 우글거리는 치열한 삶의 현장인 세상에서 기독교 영성은 더 잘 드러납니다. 아무리 좋은 설교를 많이 듣고 공부를 많이 해도 그것을 영적 근육으로 바꿀 수 있는 행함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영성은 거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공부를 통해 마음에 새기게 됐습니다.

김지방(국민일보 기자)

 

기사입력 : 2019.07.14. am 10:56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