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주기철 목사 사역지
구국운동 장소가 된 부산 최초의 교회

부산 초량교회는 한강 이남에 설립된 최초의 교회이다. 일제 치하 항일민족운동의 전초기지이자 신사참배반대운동의 진원지로 교회 역사관 안에는 120여 년이 넘는 세월의 유산들이 보존되어 있다.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가 세운 영서현 교회가 초량교회의 전신이다. 1891년 1월 29일 부산에 도착한 그는 교회건축을 위해 같은 해 9월 현 코모드 호텔 자리의 땅을 구입하고 예배 참석인원이 늘자 1982년 11월 부산 최초 교회인 영서현교회를 세워 본격적으로 선교사역을 펼쳤다. 1920년 호주 선교부 소유의 초량동 땅에 교회를 지으며 교회 명칭을 영주동교회로 했는데 이후 초량삼일교회 초량교회로 바뀌었다.

 초량교회는 베어드 목사와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이 경남 일대에서 복음 전파를 할 때 영남지역의 모 교회의 역할을 했다. 선교사들이 전한 기독교 복음이 한국 사람들의 삶과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밀착관계를 형성하며 급성장을 이뤄가자 1931년 일본은 황국신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교회에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탄압하며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단결을 도모하고자 했다.

 이러한 위기 가운데 1925년 초량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반대운동을 전개했다. 이로 인해 그는 잔인한 형벌과 숱한 고문을 받았지만 어떠한 고문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죽기까지 신앙의 지조를 지켰다. 초량교회 역사관에는 그가 쓰던 강대상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기철 목사의 신앙 흔적과 영적전쟁에서의 분투를 느낄 수 있다.  

 초량교회는 빈민 구제와 이웃사랑을 실천한 교회로도 알려져 있는데 1950년 한국전쟁 시 부산으로 찾아온 피난민들의 안식처 역할을 하며 통회구국기도운동의 장소가 됐다. 민족의 아픔을 함께한 초량교회에는 현재 김대훈 담임목사가 시무하고 있으며 ‘빛과소금 복지재단’과 초량교회 김해수양관 청소년 무료 공부방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고 선교하는 교회로 지금도 성장 발전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