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지역민들에 의해 태동한 교회

전남 여수시 율촌면 조화리에 있는 여수 장천교회(등록문화제 제115호)는 선교사가 아닌 지역민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다.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시국이 어수선해지자 율촌면 조화리 지역의 선각자들은 나라를 구하는 길은 기독교를 통한 민중 계몽 운동밖에 없다고 자각하고 1905년 10월 15일 약37㎡ 규모의 초가집(조일환 집)에 장천예배당을 창립, 미국인 변요한 목사를 초청해 예배를 드렸다.

 1912년부터는 부속 교육 기관으로 장천예배당 내에 사설 여흥학교를 세우고 관내 주민을 위한 근대 교육을 시작했는데 덕분에 여수 지역에서 율촌이 가장 먼저 개화됐다. 여흥학교는 개교한지 23년 만에 국어 폐지와 신사참배 강요 정책을 거부하며 자진 폐교했다.

 1924년에 전라남도 동부권 최초로 장천교회가 증축됐는데 연면적 223.3㎡로 건물은 2층 벽체를 화강석으로 쌓고 지붕틀은 목조 트러스 구조로 견고하게 지었다. 율촌면 최초의 석조건물이기도 한 교회는 현재 장천어린이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장천교회는 개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출발지였다.

 일본의 탄압에도 30여 명의 목사를 배출, 전도에 주력하고 지역 교회 설립을 돕는 모교회 역할을 수행하면서 부흥의 바람도 일으켰다.

 또한 시대적인 아픔과 역사적인 의미를 함께 가진 곳으로 1939년 일제강점기 때 종교탄압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1950년에는 여수·순천사건과 6.25 전쟁 때 예배당 강탈사건이 있었다. 당시 지한영 전도사와 그의 아들인 지준철 성도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1973년 석조 교회당을 하나 더 지었고 2003년에 철근 콘크리트로 현대적 예배당을 건립해 건물 세 채가 나란히 붙어있어 한국교회 건축사에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지어진 교회의 문 옆에는 준공기념 패가 있는데 디모데전서 3장 15절이 쓰여 있다. “이 집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