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문제를 철저하게 점검한 후 문제를 발견해 내고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하여 대책을 세우는 단계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가운데 느끼는 치욕적인 수치심 같은 감정이 느껴지면 감당을 못하면서 어둠 속으로 숨어 버린다. 그러나 강렬한 정서적 반응이 올지라도 냉정하게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삶을 다시 시작한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아동문학으로 유명한 안데르센의 작품을 대하면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동화와 같은 순전한 그의 삶이다. 어린 시절을 동화의 왕자처럼 보내온 사람이기에 어린아이 같은 심성으로 글을 쓸 수 있었을 거란 추측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정반대였다.

 그는 1805년 매춘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할머니는 딸을 억지로 길거리로 내보내 몸을 팔아 돈을 벌게 했다. 그녀의 삶이 얼마나 아팠을까? 결국 그녀는 임신하게 되고 우울증에 걸려 가출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혼도 하지만 그 후의 삶은 고통 자체였다. 결국 남편은 자살하고 본인도 알코올중독이 되어 사망했다.

 안데르센의 어린 시절은 중독 매춘 폭력 가난 등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나쁜 요소란 요소는 고루 갖춘 악한 삶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점검할 줄 알았다.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대에서 이루었던 암울한 상황 속으로 밀어 넣지 않았다. 무엇이 옳고 그르며 어떻게 자신의 삶을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정확히 판단했다. 그는 최악의 삶의 출발점에서 글을 배우고 시를 쓰면서 문학도의 길을 선택하고 흔들림 없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손길을 거부하고 진심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해나가는 방식의 삶을 선택했다. 어떻게 자신의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킬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불행한 행복을 향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그의 대표작품 '미운 오리 새끼'는 삶의 초기 환경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서러운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묘사한 작품이다. 미운 오리 새끼는 자신의 삶을 부정하고 저주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자아 성찰을 통해 결국 백조로 성장하면서 놀라운 변신을 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부인하려고 한다. 대신 단순한 부인 축소 비난 변명 일반화 화제 전환 공격 등으로 표현한다. 이제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깨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시각 안에서 고통을 행복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나간다면 당신의 삶은 전반적으로 회복되며 자유로움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안데르센이 자신의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듯 이제 당신도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배정호 목사(장년대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