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획ㆍ특집 > 생명과학이야기
새싹을 저온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물질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지난 겨울 혹독했던 추위는 쉽게 물러서지 않고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성이고 있다. 마치 우리의 꿈이 이루지는 과정에서 과거의 실패나 고난이 발목을 잡는 것과 같다. 봄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워서 한 겨울을 연상하는 눈보라와 진눈깨비가 내리며 심지어 우박이 떨어질 때도 있다. 정작 봄은 왔으나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러운 날씨에 가냘픈 새싹은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수분을 흠뻑 빨아들인 새싹이 고개를 지표면으로 살짝 들어 올린 그 때 급습하듯 늦추위가 엄습하면 움찔거릴 수밖에 없다.

 씨앗이 잠에서 깨어나듯 하고 나뭇가지 새싹이 경쟁하듯 움이 트는 계절이 마냥 순탄할 수만 없다. 종종 일교차 온도가 영하와 영상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극심한 변화를 겪어야 한다. 이 때 영하의 날씨로 기온이 급속히 떨어질 때는 냉해(冷害)나 동해(凍害)를 입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세상 밖으로 먼저 고개를 살짝 내밀었던 새싹과 이미 펼쳐진 잎사귀 언저리는 냉해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이른 봄에 나오기 시작한 잎은 유난히 냉해를 입은 흔적을 자주 볼 수 있다.

 추위를 이겨낸 후에는 또 다른 고난이 있다. 한 낮에 눈부신 봄의 햇살은 땅의 한기(寒氣)를 겨우 뚫고 나온 새싹을 자외선으로 공격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겪는 어린 새싹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오래 전에 하나님께서 선물을 준비하셨고 살아가도록 도우신다(욥 12:10). 추위로부터 얼지 않도록 새싹에게 포도당의 농도를 높여 냉해로부터 보호하셨다. 그리고 추위에 파괴되기 쉬운 엽록체를 보존하고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잎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토시안(Anthocyan)이란 물질을 주셨다. 이 물질은 붉은색으로 항산화물질인 천연색소이며 농축될수록 짙은 자주색이 된다. 또한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봄에 새싹이나 잎을 먹는 각종 벌레나 다양한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소가 되기도 하며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한 색이기도 하다.

윤철종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 2019.04.21. am 11:00 (입력)
이미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