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고난 딛고 신앙으로 단련돼야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보살핌과 격려 중요해

성경에서 자존감이 높았던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요셉이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성장과정에서 인생의 깊은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 상처를 입혀도 그것을 소화해 낼 수 있는 힘이 있다. 하지만 올바른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에 받는 상처는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속에 쓴 뿌리로 자리 잡는다. 그렇게 되면 성인이 되어도 상처를 받는 순간이 다가오면 어린아이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요셉은 성인이 되기 전 형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며 자랐기 때문에 내면의 상처가 깊었다. 아버지 야곱의 편애는 형들의 질투를 부채질했다. 결국 형들에 의해 타국에 노예로 팔리는 신세가 됐지만 노예의 신분에서도 요셉은 주인의 총애를 입어 가정 총무가 된다. 하지만 시련으로 누명을 쓰고 결국 감옥에 수감된다. 그 상황은 그를 인생의 완전한 실패자로 밀어붙이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요셉은 그 상황을 딛고 일어설 뿐 아니라 총리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극적인 성장을 이룬다.

 사실 종으로 팔리면서 그는 올바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굽의 쟁쟁한 관리들을 제치고 총리에 당당하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창세기 45장에서 그가 형들을 만나 자신이 당했던 고난을 하나님의 계획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철저히 자기 자신을 양육했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Y집사가 처음 나를 찾아와 제자훈련을 받고 싶다고 했을 때 그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음을 알았다. 아버지는 차남인 자신보다 형을 더 사랑했다. 철저히 인정받지 못했던 Y집사는 집에서 기르던 세퍼드와 지내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개한테 물려 광견병에 걸렸고 설상가상으로 혈관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간호사의 실수로 주사바늘이 혈관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다행히 바늘을 빼냈지만 그 후 그에게 다가온 풍파들로 그는 그만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 그는 불행한 운명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않고 저주했다.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했지만 이민사기까지 당하면서 또다시 자신의 삶을 원망했다. 이런 자세 탓에 삶은 나아질 리 없었고 이민 생활 내내 그의 가정은 다툼의 연속이었다.

 나는 그와 일대일 제자 양육을 시작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훈련을 했다. 훈련을 마치고 침례를 받은 그는 간증을 통해 자신의 부끄러운 삶을 고백하고 새로운 삶을 약속했다.
 뚜렷한 양육자가 없었던 요셉이 스스로 주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기까지 겪은 모든 고난은 요셉에게 약이었다. 그 결과 그는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총리가 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오늘날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주님 뜻대로 우리 자신을 돌본다면 놀라운 미래가 열리게 될 것이다.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정호 목사(교육훈련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