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본 철도회사가 광고 하나를 게재한 뒤 예매 승객이 폭주했다고 합니다. 광고 문구는 이렇습니다. “한 달 먼저 기차표를 예매하시면 당신의 가슴은 한 달 내내 두근거릴 것입니다.” 기차여행을 떠나는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즐거운 일이지요.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행복’이라 할 수 있다면 행복이란 게 결코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가까이 있지 싶어요.

 연인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로 약속만 해놓고도 기다림이 행복하고 직장에서 퇴근하는 남편은 아내가 끓여 놓았을 따뜻한 찌개 생각에 복잡하고 피곤한 퇴근길에도 웃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조차 우리는 그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며칠을 설레며 살기도 하죠.

 그러고 보니 저에게도 평생을 두고 설레며 기다리는 만남이 있어요. 그분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들도 많고 풀고 싶은 억울함이 하도 많아서, 또 얼마나 많은 날밤을 새야 할지도 모를 만큼 설레임으로 그 만남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말로 다하지 못한 채 말로써 도무지 표현할 수 없어서 화를 내다가도 부질없다 싶어 가슴으로만 삼켜야 했던 답답함들이 그분을 만나면 눈 녹듯 다 녹을 것 같아서….

 그리스도인이란 그런 사람들이지 싶어요. 기차표만 예매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한 달을 보내는데 하나님과 만나기 위해 그분이 계실 나라로 떠날 티켓을 예매해둔 우리들은 어쩌면 평생을 설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