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를 위한 사도행전 이야기 스데반은 ‘해외파 유대인들’로부터 ‘성전과 율법을 모독’했다는 죄로 고발을 당해 당시 유대의 최고 의결기구인 ‘공회’에 끌려 나와 심문을 받게 되었다. 공회의 의장인 대제사장이 묻는다. “이것이 사실이냐?” 이에 대한 스데반의 답변이 구약 창세기부터 신약시대에 이르기까지의 하나님의 구원사를 총망라하는 한편의 대서사시이자 명설교였다.  

 스데반은 아브라함과 요셉에 관해 설교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강조한다.
 첫째, 영광의 하나님은 예루살렘에만 머물러 계시지 않고 온 세상 어느 곳에도 그의 백성과 함께하시는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는 분이시다. 스데반은 아브라함이 이방 땅인 메소보다미아에 있을 때 그에게 나타나셨고 요셉을 시기한 그의 형들이 그를 애굽에 종으로 팔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곳에서도 그와 함께하셨다는 사실을 지적한다(행 7:2, 9).

 둘째, 성전과 율법이 생기기 훨씬 전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후손과 땅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고 할례의 언약을 세우셨다. 이것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설사 ‘발 붙일 만한 땅’도 없고 기근으로 먹을 것이 없으며 ‘다른 땅’에서 사백여 년 동안 종살이를 한다 해도 그의 백성을 잊지 않으시고 반드시 약속과 언약을 지키시는 신실하신 분이심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셋째, 하나님은 쉬지 않고 그의 백성을 인도하시고 “모든 환난에서 건져내시는”(행 7:10) 분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우상과 잡신으로 가득한 곳에서 약속의 땅으로 옮겨주셨고 요셉을 숱한 위기에서 건져내셔서 ‘애굽의 통치자’로 세우셨다고 스데반은 강조한다.

 넷째, 하나님은 택하신 백성이 고난 당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해방과 구원을 맞이할 것을 밝히 약속하시는 구원과 소망의 하나님이시다. 스데반은 이스라엘 후손들이 ‘다른 땅’에서 400년 동안 종 살이를 할 것이지만 가나안으로 되돌아올 것을 예고하셨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스데반은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처럼 애굽에서 죽은 야곱(그리고 요셉)의 유골까지 가나안 땅의 세겜의 가족 매장지에 장사되었음을 강조한다. 그곳은 수백 년 동안 “거류민과 나그네”(벧전 2:11)의 삶을 살아온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약속대로 장차 별 같이 무수한 후손들이 약속의 땅에서 살 꿈이 이루어질 그 날을 소망하며 심은 눈에 보이는 씨앗과도 같은 곳이었다.  

 구약성경에 정통해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70명의 공회원들과 대제사장 앞에서 스데반이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이처럼 당당하게 아브라함과 요셉을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해서 설교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성령과 지혜가 충만”했기 때문이었다(행 6:5).

  이처럼 성령께서는 믿는 자들에게 그때그때 필요한 말을 가르쳐주신다. “사람이 너희를 회당이나 위정자나 권세 있는 자 앞에 끌고 가거든 어떻게 무엇으로 대답하며 무엇으로 말할까 염려하지 말라. 마땅히 할 말을 성령이 곧 그 때에 너희에게 가르치시리라 하시니라”(눅 12:11∼12).

김호성 부목사(목회신학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