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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천년왕국

 기독교역사상 가장 이해하기 힘든 시대가 천년왕국이다. 재림의 시기를 아무도 알 수 없으므로 천년왕국의 시대적 위치도 알 수 없고, 사탄이 결박되어 활동하지 않는 상황을 파악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년왕국설은 인류의 마지막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1. 천년왕국의 의미

 천년왕국(The Millennium)은 요한계시록(20:4∼6)에 있는 ‘천년 동안 왕 노릇한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천년왕국이란 헬라어 ‘킬리아에테’를 번역한 라틴어 밀레(mille, 천)와 아누스(annus, 년)를 결합한 단어(millennium)에 왕국을 붙여서 일컫는 말이다. 요한계시록에서 천년왕국은 그리스도의 재림(계 19:11∼21)과 최후의 심판(계 20:11∼15) 사이에 위치한다.

 2. 천년왕국의 특성

 천년왕국은 영적인 왕국이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있는 가견적 왕국이다. 선지자 이사야의 비전은 천년왕국 시대의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해석된다(사 11:1∼5). 그때는 저주가 사라져서 모든 동물들이 평화를 누리게 된다(사 65:25; 롬 8:19∼22).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으로 통치하시므로 억울한 형벌이나 재앙을 겪지 않게 된다(습 3:15; 사 2:4; 미 4:3).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회복이다(겔 36, 37장). 그날이 오면 무너진 다윗의 장막이 재건되고 풍성한 기업을 얻게 된다(암 9:11∼12).

 3. 후천년설(Postmillennialism)

 천년왕국이 그리스도의 재림보다 앞선 시기에 이루어진다는 견해이다. 즉 천년왕국 후에 재림이 있다는 설이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하신 것은 영적인 세계 정복의 승리를 가리키신 말씀이므로 교회가 그 임무를 완수하기까지 재림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후천년설에서는 천년왕국의 시작을 의식하기 어렵다고 한다.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기 때문이다(눅 17:20∼21). 또한 그 기간에 있어서도 문자적 천년보다 더 오랜 세월을 가리킨다고 본다. 하지만 후천년설은 거의 쇠퇴해서 사라졌다.
 이 견해에 대한 비판으로는 첫째, 요한계시록을 거의 상징적 영적으로 해석한다는 점에 있다. 그들은 구원역사의 황금기가 재림 전에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지만 예수님의 재림 전까지 악과의 투쟁이 계속될 것이므로 황금시대 후에 재림이 있게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또한 요한계시록 20장 1∼6절에 대한 해석의 오류를 들 수 있다. 이 구절은 구원받은 신자들의 영혼이 그리스도와 더불어 통치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씀이다. 결코 천년왕국 시대 살아있는 사람들의 통치를 말하지 않는다. 재림 전의 천년왕국으로 보면 사람이 그렇게 오래 살 수 없는 것이다.

 4. 무천년설(Amillennialism)

 무천년설은 실제적인 천년왕국이 없다는 견해이다. 천년왕국은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 재림 때까지 영적 통치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상에 건설될 천년왕국의 실재성과 문자적인 그리스도의 지상 통치를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재림 후 곧바로 최후심판과 함께 영원한 상태로 들어간다고 주장한다(살후 1:7∼9). 알곡을 곳간에 모으는 것과 가라지를 불에 태우는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본다(마 13:30). 그들은 요한계시록 20장 4∼5절의 부활사건이 신자와 불신자의 부활을 구분한 것이 아니라, 처음은 영적부활을 두 번째는 육체적 부활을 의미한다고 본다. 성경은 신자와 불신자의 동시적 부활을 가르친다고 주장한다(요 5:28∼29).
 그들이 신약의 다른 곳에 천년왕국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천년왕국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은 옹색한 것으로 비판된다. 더구나 요한계시록 20장에 6번이나 나오는 천년을 단순히 교회시대라고 무시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또한 사탄의 결박에 대한 해석이 어렵다. 교회시대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사탄이 결박되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시점을 찾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계 20:2∼3).

 5. 전천년설(Premillennialism)

 전천년설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후 천년왕국이 시작된다는 견해이다. 즉 천년왕국 전의 재림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견해는 초대교회와 교부시대의 주요한 입장이었다. 사도 요한의 제자인 폴리캅(Polycarp)은 서머나 교회의 주교로서 재림 이후의 천년왕국에 대해 강조했다. 동일하게 요한의 제자였던 파피아스(Papias)도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에 이 땅에 천년왕국이 이루어질 것을 말하였다. 순교자 저스틴(Justin Martyr)도 예수님이 재림 하신 후 예루살렘에서 천년을 보내게 될 것을 믿었다고 한다.
 한국 교회는 선교 초창기부터 세대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아 세대주의 전천년설(Dispensational Premillennialism)이 우세하였다. 그러다가 일부 장로교에서 교회가 환난을 통과한다는 역사적 전천년설(The Historic Premillennialism)을 강조했다(마 24:29∼31; 벧전 4:13; 계 19장). 세대주의 전천년설은 재림을 공중재림과 지상재림으로 나누며, 교회는 예수님의 공중재림 시 휴거되므로 지상의 환난을 겪지 않는다는 견해이다(슥 14:14; 살전 3:13).

 

기사입력 : 2018.11.11. am 09:2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