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획ㆍ특집 > 생명과학이야기
은행은 절제의 열매


 요즘 거리에는 수북하게 쌓인 노란 은행나무(Ginkgo biloba L.) 잎들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사진). 열매 모양이 작은 살구와 비슷해서 한자로 살구 ‘행’(杏) 자와 겉껍질은 은백색을 나타내어 은빛 ‘은’(銀) 자를 써서 이름이 ‘은행’이 됐다. 은행의 열매는 ‘백자’(白子)라고 부른다. 은행나무는 ‘압각수’(鴨脚樹)로도 불리는데 그 이유는 은행잎이 기러기의 발 모양 부채꼴로 다른 활엽수들의 잎과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관상효과 뿐 아니라 각종 화석연료들이 내뿜는 대기오염물질들 즉 이산화탄소, 질소, 아황산 등 유해한 기체를 정화해주고, 수질이나 토양에 존재하는 각종 중금속도 흡수하는 등 강한 생존력 때문에 대표적인 가로수종으로 사용된다. 또 잎과 열매는 혈전이 생기는 현상을 예방하고 어혈을 풀어주어 혈액순환을 돕는 약리작용과 함께 가래와 기침을 멈추게 하는 이로운 약제로 알려졌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질 때 혈관과 호흡기 질환에 도움을 주는 건강나무이다.

 은행잎이 노란색 물이 드는 것처럼 보이나 본래 잎 자체에 노란색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일교차가 심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엽록체가 파괴되어 녹색을 잃어버릴 때 원래 있던 노란색만 보이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어 열매를 맺는 나무가 있다. 과거 재래종은 그 수령이 20∼30년이 지나야 결실하는 것을 보고 암수 구분이 가능했다. 열매로 본다면 당대에 어린 은행나무를 심어 손자 때나 열매를 본다고 해서 공손수(公孫樹)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열매는 씨앗 겉을 싸고 있는 과육이 성숙해지면 물러지고 터져 그 속의 점액질에서 은행산과 빌로볼이란 성분이 나오는데 은행의 구린 악취는 이 때문이다. 만일 손이나 피부 혹은 피복에 닿으면 짙은 갈색으로 염색이 되기도 하며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독성은 천적이 되는 각종 초식동물이나 새들이 잎이나 열매를 먹이로 하지 않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그 특유의 냄새와 독성은 자신과 종자를 보호하고 방어한다.

 은행열매는 쫄깃하지만 날로 먹기는 곤란하고 밥에 쪄서 먹거나 구워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일회적으로 다량을 먹을 경우에 그 독성으로 인해 소화불량 및 두통, 맥박 증가, 의식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개인 차이가 있으나 하루 권장량은 10알 정도이다.
 인생에서 무엇이든지 적당하면 득이 되나 과하면 독이 된다. “너는 꿀을 보거든 족하리만큼 먹으라 과식함으로 토할까 두려우니라”(잠 25:16).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 2018.11.11. am 09:1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