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기적적으로 구출된 후에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전에서 말씀을 전하던 사도들이 또다시 유대 종교 당국자들에게 체포됐다. 이는 세 번째 체포였다. 처음은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미문 앞에서 나면서부터 못 걷던 사람을 예수 이름으로 일으킨 후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몰려들어 말씀을 듣고 신자가 되자 그들을 잡아다가 감옥에 가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사도들의 능력 있는 말씀과 기적과 이사로 인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추종자가 되자 잔뜩 긴장한 종교지도자들이 그들을 다시 붙잡은 때였다.

 이제 사도들은 또다시 공회 앞에 끌려가 심문을 받게 됐다. 대제사장이 묻는다. “지난번에 너희들에게 다시는 예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엄히 경고했건만 왜 이렇게 온 예루살렘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다니느냐?”
 그러자 베드로가 담대하게 말한다.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에도 대제사장 포함 공회원 모두를 ‘하나님의 뜻’에 대항하는 자라고 일갈해 버린 것! 성령 충만 받고 권능 받아 증인이 된 사도들에게 예수 이름을 전하지 말라니 그것이 하나님의 뜻일 수는 없었다.

 내친김에 베드로는 거침없이 복음을 선포한다. “너희가 나무에 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이스라엘에게 회개함과 죄 사함을 주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로 삼으셨느니라.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요, 하나님이 자기에게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러하니라”(행 5:30∼32).

 이 짧은 선포에 복음의 핵심이 다 들어 있다. 우선, 사도들의 설교에 ‘공식’처럼 나오는 ‘너희가 예수를 죽였으나, 하나님은 살리셨고, 우리는 그의 증인’(고딕체 부분 참조)이라는 구문이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또한 초대교회 설교의 핵심인 회개와 죄 사함이 강조되어 있다. 그리고 예수님도 ‘구주’이심을 분명히 함으로써 경배하고 섬겨야 할 분이심을 밝히고 있다. 끝으로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에게 성령을 주신 사실도 언급했다. 한 마디로, 그들의 위협과는 정반대로 구주이신 예수의 이름은 온 천하만국에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대제사장들과 공회원들은 대로하여 그들을 죽이려 했다.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 하나님께서는 공회원 중 하나인 바리새인 율법 교사 가말리엘을 사용하셔서 그들을 구해내신다!

 가말리엘은 백성들의 존경을 받던 자였다. 그가 사도들을 내보낸 후 흥분한 공회원들에게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는 이전에 드다라는 인물과 갈릴리의 유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추종자들이 몰려들었지만 그들이 죽자 다 흩어졌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사도들이 따르던 예수도 죽임을 당했으니 이제 그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보자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사상과 이 소행이 사람으로부터 났으면 무너질 것이요, 만일 하나님께로부터 났으면 너희가 그들을 무너뜨릴 수 없겠고 도리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까 하노라”(행 5:38∼39)라고 말하자 공회원들이 그의 말에 수긍하여 사도들을 채찍질한 후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을 금하고 풀어주었다.

 그러자 사도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나”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않았다(행 5:41∼42).

 랍비 가말리엘의 말처럼 하나님의 뜻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사도들은 예수 이름을 전파하는 것이 하나님의 변함없는 뜻임을 알았기에 그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담대히 말씀을 전했다.
 이제는 우리의 차례다.

김호성 부목사(목회신학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