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의 희망

  에스겔서는 바벨론 포로기에 활동한 에스겔에 의해 기록됐다. 하나님의 백성이 외적의 포로가 된 가장 비참한 시기에 에스겔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메시지의 내용은 유다 백성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장차 하나님의 백성이 회복될 것에 대한 소망이었다. 

<배경>

 에스겔은 유다 역사에서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태어났다. 그가 출생할 당시 유다 왕 요시야는 종교개혁을 추진하면서 유다의 부흥을 도모하고 있었다. 그러나 에스겔이 26세가 되던 주전 597년, 예루살렘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공격에 무참히 패배하고 말았다. 바벨론의 공격으로 예루살렘을 빼앗기고 에스겔을 포함한 유다의 지도층은 바벨론으로 제1차 강제 이주를 당하였다(3:15). 이후 예루살렘은 완전히 파괴되었고(주전 587년), 제2차 강제 이주가 시작된다. 에스겔서는 에스겔이 바벨론에서 예언자로 소명을 받던 주전 593년부터 주전 571년까지 약 22년 동안의 사역을 배경으로 한다.

<구조>

 에스겔서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① 1∼3장: 에스겔이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는 장면이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먹는 소명 환상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 받았음을 확신한다(2:8∼3:3).
 ② 4∼24장: 유다와 예루살렘의 파괴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에스겔은 이스라엘을 위한 파수꾼으로 세움을 받고(3:16∼17), 이스라엘의 우상숭배(6:1∼14)와 사회적인 범죄(7:1∼27)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한다(8:1∼11:25).
 ③ 25∼32장: 암몬, 모압, 에돔, 블레셋, 두로, 시돈, 애굽 등 일곱 이방 나라에 대한 심판의 말씀이 담겨있다.
 ④ 33∼39장: 거짓 목자에 대한 심판(34:1∼10), 그리고 참된 목자 되시는 야훼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이 선포된다(34:11∼16). 특히 37장에 기록된 말씀은 ‘마른 뼈 골짜기의 환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⑤ 40∼48장: 새로운 성전에 대한 환상이 나타난다.

<핵심메세지>

 1. 여기에 계시는 하나님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온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만나려면 예루살렘 성전에 가야만 하는데 자신들은 포로지에 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에스겔은 하나님이 어느 한 장소에 계시다는 이러한 제한된 관념을 뛰어넘어 어디로든지 그 백성을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선포했다. 에스겔은 저 멀리 예루살렘에만 계신 하나님이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바벨론 그발 강까지 이스라엘 백성을 찾아오신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1:1). 이 사건을 통해 이역만리 바벨론 포로지에 있던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이 그들과 멀리 떨어져 계신 분이 아니라 그들을 찾아오시고 가까이 계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스겔서가 ‘야훼 삼마’(야훼께서 여기에 계시다)의 메시지(48:35)로 끝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 죄에 대한 개인의 책임
 유다가 멸망한 후 바벨론으로 끌려간 포로들 사이에는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아들의 이가 시다’(렘 31:29∼30, 겔 18:2)는 속담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 속담에는 조상들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다. 바벨론으로 끌려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처지가 모두 조상의 잘못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현재의 형편을 조상의 탓으로 돌리는 이러한 속담을 다시는 쓰지 못하게 될 것이며(18:3), 각자의 상황은 하나님 앞에서 각자의 행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18:4∼9). 자신의 현재는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낳은 결과라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을 때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열린다.

 3. 성령의 생명의 역사
 엄청난 국가적 재난을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마치 골짜기에 가득한 마른 뼈와 같이 소망이 없다고 생각했다(37:11). 그러나 이러한 절대절망의 상태에 빠져 있던 그들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메시지가 선포되었다. 하나님의 영이 그들 가운데 임하시면 죽은 뼈와 같았던 이스라엘이 다시 살아나 고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선포된 것이다(37:14). 하나님은 마른 뼈가 군대로 변하는 것과 같은 생명의 역사를 이루신다.
 이처럼 에스겔서에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의 메시지가 나타나있다. 인간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면 낙심하고 포기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신다. 우리는 고난의 때에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지금 여기 계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기대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과 회복의 역사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국제신학교육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