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복음 전도자들의 기쁨이 들려오는 들판
최초의 복음 전도자들 그들은 동방박사도,
랍비나 제사장도 아닌, 다른 사람의 양을 치며 살던 목자들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스라엘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장소는 어디일까? 그곳은 아마도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이 아닐까. 예수님이 돌아가신 예루살렘과 탄생하신 베들레헴은 기독교의 양대 성지로 가장 각광을 받는 곳이다.
예루살렘에서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예수님이 탄생하신 마을 베들레헴이 있다. 현재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은 서로 다른 나라에 속해 있는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에,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각각 위치한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 차를 타고 10분 남짓 달리다보면 커다란 회색장벽과 마주하는데 이곳이 바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아픔과 상처의 장벽이다. 이 장벽 너머 예수님이 탄생하신 마을 베들레헴이 있다.
베들레헴은 하나님이 미가 선지자를 통해 예수님 탄생을 예언하신 곳이다. 유대 땅에서 가장 작은 마을 베들레헴이 2000년 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명소가 되리라는 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베들레헴에서 가장 주목받는 명소는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예수탄생교회이다. 이 교회 앞 광장에는 매년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세계에서 온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한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와 축제를 즐기는 사이 그 속에 숨겨진 작은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들이 담고 있는 놀라운 메시지는 간과하기 쉽다. 그 중 하나가 목자들의 이야기이다.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서 차를 타고 약 5분 정도 내려오면 돌이 많은 들판에 교회가 있는데 여기가 ‘목자들의 들판교회(Shepherd’s field Church)’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목자들의 이야기는 천사들의 노래와 예수님을 찾아간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러나 ‘목자들의 들판교회’에서 우리는 색다른 분위기의 목자들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이 교회에는 우리가 꼭 들러야 할 예배실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천사들이 예수 탄생을 알리는 그림이 그려진 예배실이고, 또 하나는 목자들이 머무른 들판의 동굴교회이다. 누가복음 2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가 그 배경인데 다른 복음서와 달리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당시 유대 땅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은 다른 사람의 양을 치는 사람들이었다. 이스라엘에서는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 양을 치는데 건기에는 풀이 자라지 않지만 우기에는 풀이 많이 자라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우기는 겨울인데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약 5개월이다. 이때 목자들은 양떼를 이끌고 풀이 많이 자라는 넓은 들에서 지낸다.
예수님이 탄생한 그 시기도 이스라엘의 우기였을 것이고, 기온의 특성상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웠으므로 목동들은 베들레헴 근처 들판에서 양을 치다가 인근 자연동굴에서 추위를 피해 밤을 지새웠을 것이다. 아마 그날도 동굴에 있다가 밤하늘을 가득 채운 빛과 천사들의 찬양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깜짝 놀라 동굴 밖으로 나온 목동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놀라운 소식을 전해준다. 유대 땅 베들레헴 다윗의 동네에 구세주가 탄생하셨으며, 아기는 강보에 싸여 구유에 있을 것이라고.
천사들이 사라지고 나자 목자들은 앞을 다투어 베들레헴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서로에게 “우리가 가서 구세주가 나신 것과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베들레헴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명령에 따라 인구조사를 위해 각지에서 고향 땅 베들레헴으로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요셉과 마리아도 인구조사를 위해 베들레헴에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된 숙소를 구하지 못하고 결국 마구간으로 쓰던 곳을 개조한 숙소에 묵어야 했다. 이 복잡한 마을에서 목자들은 아기 예수를 어떻게 찾았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베들레헴에서 목자들이 가진 유일한 단서는 강보에 쌓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가 전부였으므로 그들은 아마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았을 것이다. 마침내 천사들이 전한 구세주를 발견했을 때 목동들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그들은 흥분하여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들이 들은 말을 전하고 기쁨에 넘쳐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진 사실을 찬양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최초의 복음 전도자를 발견한다. 놀랍게도 그들은 동방박사도 아니고 랍비나 제사장도 아닌, 들판에서 다른 사람의 양을 치며 살던 목자들이었다. 그들은 구세주가 태어나신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사실을 확인하고자 베들레헴으로 달려가 구유에 누인 아기를 확인했으며, 많은 이들 앞에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렸다.
지금도 베들레헴 ‘목자들의 들판교회’에 가면 동굴교회와 함께 넓은 바위와 풀로 뒤덮인 들판이 나타나고, 그 너머 베들레헴 도심이 눈앞에 펼쳐진다. 들판에 앉아서 누가복음 2장에 등장하는 목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흥분과 기쁨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그때의 목동들처럼 우리도 놀라운 구원의 소식을 들은 자들이 아닌가. 이스라엘의 왕으로 태어나신 예수, 세상 죄를 지고 가시는 예수. 우리도 지금 복음을 들고 달려가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양떼를 버려두고 기쁨의 소식을 전하러 간 그때 그 들판의 목자들처럼.
김요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