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신 선생은 누구보다 조국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리스도를 만난 조선의 선비로서 선생은 조선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알았다. 선생은 1901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유학자의 꿈을 안고 스무 살에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에서 우연히 기독교의 복음을 들었고, 스스로 묵상하며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유학에서 돌아와 1927년 월간 동인지 ‘성서조선’을 창간한 뒤 일제의 식민통치를 비판하고 조선의 부활을 노래했다는 이유로 1942년 폐간당하기까지 15년 동안 선생은 성서의 진리를 전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1년간 옥고를 치른 후에는 고향 근처 흥남질소비료공장에서 노동자들과 생활했는데, 일본이 물러가면 공장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선생은 1945년 봄, 발진티푸스에 감염된 노동자를 돌보다가 그만 병을 얻어 돌아가셨다.

 선생은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했다. “내 스승 우찌무라 간조는 두 개의 제이(J)만 사랑했다. 하나는 예수(Jesus)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Japan)이었다. 그러나 나는 두 개의 시(C)만을 사랑한다. 하나는 그리스도(Christ)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Corea)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의 별이라도 따 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한계가 있어서 자신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을 줄 수밖에 없다. 당신은 무엇을 주고 싶은가? 김교신 선생은 그토록 사랑하는 조선에게 ‘성서의 진리’를 주고자 했다. 어떤 사람은 ‘과학조선’, ‘농업조선’, ‘상공업조선’, ‘공산조선’을 외쳤지만, 그 모든 것은 풀의 꽃과 같아서 오늘 있으나 내일은 자취도 없이 사라질 ‘모래 위의 성’에 불과하다. 거기에 내 조국을 세울 수는 없다. 그러니 ‘성서’ 위에 조선을 세워야 한다고 선생은 믿었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도 다르지 않다. 오직 성경 위에, 복음 위에 조국을 세울 일이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주님을 알고, 성경의 진리를 깨달을 때까지 교회는 복음을 외치고 전해야 한다.  

 선생의 스승 우찌무라 간조의 묘비에는 이런 구절이 씌어 있다. “나는 일본을 위해, 일본은 전 세계를 위해, 전 세계는 그리스도를 위해,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을 위해.” 사도 바울도 동족 이스라엘을 향한 애끓는 연가를 불렀다. “나에게는 큰 슬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끊임없이 번민하고 있습니다. 나는 혈육을 같이하는 내 동족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조금도 한이 없겠습니다”(롬 9:2∼3, 공동번역).

 우리도 오직 성경을 배워 성경의 진리로써 조국의 터를 삼게 하자. 그래서 성경을 읽자. 말씀을 묵상하자. 내 맘 내밀한 곳에 숨어있는 거짓의 정체를 드러내고, 성경의 가치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세상의 가치관을 가지치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