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순복음세계선교대회로 교회는 두 주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연이은 선교대회 행사로 강원도에서 열리는 선교사수련회 취재에 배정받았다. 처음 접하는 취재라 설렘 반 기대 반으로 마음은 술렁거렸다. 그런데 하필 수련회 취재 가기 직전,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은행정보는 물론 오랜 추억의 사진들까지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라 망연자실했다. 약정이 남은 휴대폰을 잃었다고 천하를 잃은 기분이라니. 빨간색이라 금방 눈에 띌 텐데 휴대폰은 어디로 간건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오크 밸리로 향하는 차에서 창밖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잃은 하나님의 마음은 도대체 얼마나 아프실까’ 자신의 형상을 닮게 만들고 혼을 쏟아 부어 지은 자녀를 잃었을 때의 아버지 마음은 휴대폰을 잃었을 때의 답답함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선교사들은 그런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역지에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연고지 없는 땅에서 벌이는 외로운 영적 전투는 선교지마다 환경은 달라도 전쟁터임은 매한가지다. 우상을 숭배하는 A국처럼 현지인들의 배척이 심한 곳도 있고, 이단의 포교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잃고 정신적 문제를 겪는 교민을 품어야 하는 선교지도 있다. 가까운 일본은 어떠한가. 복음화율이 좀처럼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도대성회에 참석했던 한 일본인은 “일본 교회들이 한국 교회처럼 부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많은 교회들이 공간만 남겨진 빈껍데기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던 게 기억난다.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이다. 누구든지 한 발짝 물러선 상태에서는 선교의 중요성을 알 길이 없다. 선교지의 상황과 환경에 맞닥뜨려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사 수련회는 선교사들이 먼저 선교를 이해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사역 이해와 소식들을 접하고 마음 깊이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했던 소중한 시간들. 푸른 하늘, 짙은 녹음 속에서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순복음의 영적 에너지’를 나누며 선교의 자리에 나 혼자 서 있는 게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깨달은 시간들.  

 2박 3일 동안 691명의 순복음 선교사들을 보며 존경스러웠고 감사했다. 또 전 세계에 순복음의 가족이 있다는 것이 든든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수련회를 준비하고 섬기는 손길들도 아름다웠다. 휴대폰을 잃은 것이 속상했지만 그 속상했던 마음이 수련회 참석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 보내는 선교에 동참하며 선교사들의 사역과 가족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