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교 역사의 현장 근대문화재로 지정
 
 제주도 강병대교회는 한국전쟁 중 군선교 역사의 생생한 열정이 살아있는 곳이다. 제주 남서쪽 모슬포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대정읍 상모리에 세워진 강병대교회는 한국전쟁을 겪었던 참전 용사들의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이다.
 1952년 당시 육군 제1훈련소 장도영 소장이 훈련병들을 강한 병사로 이끌기 위한 취지로 건립한 이 교회는 제1훈련소의 명칭 ‘강병대(强兵臺)’를 교회 이름으로 사용했다. 전쟁의 포성이 한창인 때여서 전문 기술자가 아닌 국군 공병대가 건축을 도맡아 지어진 교회는 지금도 외벽은 당시 모습 그대로다.
 도내 군사유적지 중 유일하게 역사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해 2002년 문화재청 근대군사문화재 38호로 지정됐다.
 교회는 646㎡(195평) 규모로 건립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교회로 평가될 만큼 상당한 길이로 세워졌다. 뾰족 첨탑과 아치형 문과 창문, 스테인드글라스 등은 중세 고딕식 건축양식으로 고풍스럽다. 거무스름한 현무암 외벽은 제주의 전통양식을 반영했다.
 전쟁터로 배치되어야 할 훈련병들은 고된 훈련을 받으면서도 예배시간이면 길다란 예배당 안은 물론 바깥마당까지 자리를 잡아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당시에는 한경직 목사를 비롯해 대표적인 교회 지도자들이 부흥집회를 열며 수많은 장병과 가족,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보듬어 주었다.
 한국전쟁 참전차 온 UN 산하 16개국 군인들은 주일이면 이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으며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전쟁에서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기도 소리가 메아리로 울려 퍼졌던 곳이다.
 한편 이 교회는 주민을 위한 교육공간이자 대민봉사 기관으로 활용됐다. 모슬포지역의 첫 유치원인 샛별유치원이 1952년 이 교회에서 태동했으며, 인근의 모슬포중앙교회와 모슬포제일교회의 모태가 됐다.
 현재 이 교회는 공군부대 및 지역 해병부대 기독 장병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 당시의 사진이 전시돼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