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초의 자생 교회
100년 넘게 이어온 강인한 신앙역사 담긴 제주선교의 현장

 제주시 애월읍에는 제주 최초로 토착민에 의해 세워진 자생적 교회, 제주 출신 첫 목회자를 배출한 금성교회가 있다.
 1907년 3월 제주지역 토착민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조봉호 전도사는 금성리에 사는 양석봉의 집에서 이도종 씨 등 8명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제주의 첫 선교사로 불리는 이기풍 목사가 제주에 들어오기 1년 전이었다. 이들은 가정집을 오가며 예배를 드렸다. 그때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그것이 금성교회의 시작이었다. 평양에서 공부할 때 신앙을 키웠던 조봉호는 제주로 돌아와 복음의 씨앗을 뿌렸으며 독립운동을 하다가 옥사했다. 조 전도사와 함께 예배를 드렸던 이도종은 제주 출신의 첫 목사이자, 1호 순교자가 됐다. 이들의 헌신과 순종 덕분에 1924년 초가집으로 금성교회의 첫 예배당이 지어졌다. 1970년 세워진 두 번째 예배당은 현재 낡은 건물로 보존돼 있다. 1995년 붉은색 벽돌 건물로 신축된 지금의 금성교회는 지역에서 사랑받는 교회로 역사적 신앙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교회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 번째 옛 예배당은 영적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다. 예배당의 허름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요 11:25)라는 말씀이 적힌 액자가 보인다. 이 말씀은 일제 강점기와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등 휘몰아치는 역사 속에서 고통 받았던 제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였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많은 순례자들은 이 예배당 안에서 100년 넘게 이어온 강인한 신앙역사를 깨닫게 된다.
 고난주간이다. 금성교회가 출발지인 제주기독교 순례길을 따라 그리스도가 짊어지셨던 고난을 묵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