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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속히 오리라 ③(118)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어린이 선언문을 발표하기 전에” 니니의 말이 이어졌다.
 “특별한 친구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니니의 말이 조금 커졌다.
 “여러분, EW 317기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인 깜보입니다”  
 그러자 단상으로 뛰어 올라온 깜보가 입을 열었다.
 “오늘 우리들의 선언을 발표하고 채택하기 전에, 저는 먼저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어른들과 전세계에서 이 대회를 지켜보고 계시는 모든 어른들께 저희 어린이들이 당부하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어린이는 창조주께서 지으신 이 세계를 아름답게 가꾸어갈 미래의 일꾼들입니다. 이 세계를 지켜나갈 저희 어린이들은 여러 어른들께 다음 몇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깜보는 그가 적어서 들고 나온 것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첫째로, 어른들께서는…”
 대회장에 모인 어른들과 어린이들이 일제히 조용해졌다.
 “어린이를 보다 나은 인류의 미래를 가꾸어가야 할 소중한 보배로 여기셔서 함부로 학대하거나 버리지 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모든 아이들이 환호하며 갈채를 보냈고, 어른들도 따라서 박수로 그 부탁에 응답했다. 깜보의 두 번째 당부가 이어졌다.
 “둘째로, 어린이를 어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여 강제로 부당한 일을 시키거나 팔고 사지 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는 더 큰 환호와 갈채가 터져 나왔고, 어른들도 고개를 끄떡이며 당연한 제안에 동의했다. 깜보가 세 번째 당부를 읽었다.    
 “셋째로, 어린이를 분쟁과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려고 살인을 가르치거나 어른들의 전쟁과 테러에 끌어내지 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른들에 대한 당부가 이어질 때마다 듣고 있는 어른들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깜보의 네 번째 당부가 다시 이어졌다.  
 “넷째로, 어린이의 자유를 말살하고, 위협하고, 생명을 빼앗음으로 인류의 미래를 결박하고, 고문하고, 학살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깜보는 네 가지 당부를 다 읽고나서 어린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어린이 여러분, 이제부터 모든 어른들이 착한 어린이처럼 되도록 기도합시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창조주의 마음으로 아끼고 가꾸는 우리의 영원한 나라 에버랜드가 되게 합시다”  
 깜보의 제안이 끝나자 니니가 대회장의 자격으로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깜보의 제안에 모두 찬성하십니까?”
 어린이들이 다시 환호를 보냈다.
 “네, 찬성해요!”
 모든 어린이의 찬성을 얻어 니니가 깜보의 제안을 공식화했다.
 “이상 4개 항목의 제안을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세계 언론에 전달하겠습니다”
 그 때, 대회장에 숨어 들어와 궁가 타이거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제타 존의 조직원들은 레시버를 통해 들어오는 지시를 들었다.
 “모든 대원들은 그린 타이를 맬 것”  
 그들은 준비된 녹색 타이를 목에 걸자, 지휘부의 명령이 떨어졌다.
 “리모컨을 꺼내서 지금 곧 모든 폭발물을 폭파하라”
 그들은 일제히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꺼내 폭파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대회장에서는 아무것도 터지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그린 타이를 매고 있던 자들은 모두 잠복하고 있던 사복 경찰과 수사관들에게 체포되었다.

<계속>

 

기사입력 : 2018.03.18. am 11:27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