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 해발 400m 고지에 위치한 ‘이기풍선교기념관’은 죽음을 각오하고 제주에 복음을 전한 이기풍 목사의 선교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8년 개관했다.
 한라산 등 수려한 경관을 마주하고 있는 기념관은 연면적 3만3000㎡의 대지 위에 6611㎡ 규모로 건립됐다. 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이기풍 목사 선교기념비’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기념비에는 “조선예수교장로회의 제주선교사로 마태복음 4장 15∼16절 말씀에 사로잡혀 제주가 동양의 예루살렘이 되는 것을 꿈꾸며 … 중략… 제주선교에 헌신했다”고 적혀있다.

 문서자료실에는 국내 기독교 복음화 과정과 이 목사의 제주 개척의 선교사역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이 목사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그 중 아내 윤함애 사모가 막내딸에게 남긴 ‘열심히 교회 봉사를 하라’ 등 유언의 메모는 깊은 감동을 준다. 목사가 되기 전 이기풍은 평양장터에서 노방전도를 하던 마펫 선교사(한국명 마포삼열)의 턱을 돌로 가격해 쓰러지게 할 만큼 기독교를 핍박했던 건달 청년이었다. 그러나 주님의 음성을 듣고 변화돼 1907년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목사안수를 받은 7명 중 한 명으로 130여년의 한국교회사에 기록됐다.
 제주도에 파송된 우리나라 최초의 외지 선교사였던 그는 도내 곳곳에 복음의 씨를 뿌려 제주 성안교회를 비롯 10여 교회를 개척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신사참배에 반대하여 칠순의 나이에 모진 고문을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1942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기풍선교기념관은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의 영성 여행지로 방문해 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