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한옥성당동서양 공존, 조선인에 다가서려는 믿음의 흔적

 강화도 강화읍내에 가면 기독교 문화유산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 있다. 1900년에 세워진 이 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성당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사찰의 외관과 흡사한 성당의 첫 모습을 마주 대하게 된다. 성당 내부는 고대 로마 시장이나 법정의 특징인 바실리카 양식의 목조 구조로 꾸며져 마치 유럽 저택처럼 고풍스럽다. 외부와 내부에서 발견되는 건축의 반전은 이 성당에 얽힌 역사적 궁금증을 자아낸다.
 기독교 계열의 강화성당은 단청을 입고 한자로 적힌 현판 그리고 마당에 설치돼 있는 종탑에서 사찰을 연상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당시 사제들이 조선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썼던 흔적들로 풀이된다. 당시 반 기독교적 정서 속에 복음을 전하려던 그들은 성당 2층에 유리창을 설치해 예배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렸다. 이 창문을 통해 어두운 실내로 쏟아져 내리는 햇빛은 하나님을 향해 무릎 꿇은 조선인들에게 믿음을 갖게 했을 것이다. 또 서양종교에 엄혹한 시대적 고통을 감내하며 기도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성당 앞에 마련된 안내판에는 성당이 세상을 구원하는 방주로서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배의 형상을 따랐다고 전한다. 실제로 보면 성당 건물 자체만으로도 배를 떠올리게 된다.
 서양 기독교와 한옥이 절묘하게 결합된 강화성당은 대한성공회의 초대 주교인 코프가 건립했다. 이 성당은 1981년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됐다가 2001년 사적 제424호로 변경됐으며 지금도 주일에는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