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를 타고 나타난 복면의 괴한들은 철교를 폭파하기 위해 접근하던 자가 멘사에게 붙들려 강변의 언덕으로 굴러 떨어지며 폭사하자 일제히 철교 북단에 있는 열차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마침 쪼야웅의 신고를 받고 바고에서 긴급 출동한 특수부대 병력이 도착해 그들을 포위했다.  
 “항복하라”
 그러나 그들은 항복을 거부했고, 결국 모두 사살되었다.    
 “철교를 점검하라”
 특수부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철교를 검사한 결과 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군인들은 사살된 자들과 자살 테러를 감행하려 했던 자, 그리고 그를 껴안고 함께 폭사한 멘사의 유체와 유품들을 수거했다. 특수부대와 함께 현장에 도착한 쪼야웅은 열차에 올라 우방젠 병원장과 마싼다, 그리고 깜보를 만났다. 깜보는 흐느끼는 틴또를 껴안으며 위로했다.
 “틴또, 할아버지는 우리보다 먼저 천국에 가신거야”
 열차 안의 모든 아이들은 틴또의 할아버지가 그들을 구하기 위해 테러리스트를 껴안고 굴러내려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 그가 기관차에서 내리기 전에 벗어 준 윗옷을 뮌조우가 틴또의 품에 안겨 주었다.
 “어르신께서 벗어 주신 옷이야”
 우방젠 병원장이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하셨는데”
 쪼야웅 대표가 틴또와 깜보의 등을 쓰다듬으며 병원장에게 말했다.
 “자신의 몸을 던져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구했으니… 그분은 곧 주님께서 가신 길을 그대로 따라 가신 겁니다”
 군부대와 역무원들이 철저하게 점검한 결과 철교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열차가 느린 속도로 철교를 건널 때 마침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빗 속을 달리는 열차 속에서 계속 울고 있었다. 비 내리는 들판을 달리던 기차는 따웅우를 출발한지 6시간만인 22시 5분에 바고 역에 들어섰다. 정상으로 달렸다면 이미 양곤에 도착했을 시간이었다.  
 “누가 또 나오시나요?”
 비가 그친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쪼야웅 대표가 플랫홈을 살피자, 우방젠 병원장이 그에게 물었다. 그가 고개를 끄떡였다.
 “김제규 박사와 허진구 실장이 올껍니다. 아, 저기 오는군요”
 우방젠 병원장이 먼저 뛰어나가 김제규 박사를 만났다. 허진구 실장을 미얀마에 먼저 보내놓고 인천에 남아 있던 김 박사가 엑스포 마지막 날의 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날아왔던 것이다.
 “여러가지로 상황이 복잡해져서 경황이 없으시겠습니다”
 EW 317기의 블랙박스가 발견되어 일단 사고 경위에 관한 조사가 끝났기 때문에 김 박사는 사고로 희생된 달리다굼 의사회 소속의 네 의사 그리고 신경환, 유한나 선교사의 유가족들과 장례 절차를 협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가족들은 이정선 목사님과 함께 양곤에 계십니다”
 그는 깜보를 알아보고 그의 어깨를 안았다.
 “깜보의 할머니와 외조모, 외조부도 아직 양곤에 머물고 계신다”
 허진구 실장이 다시 나서며 말했다.
 “따웅우에서 또 테러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래서 말인데…”
 김제규 박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이번 행사를 끝까지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지 않습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