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절에 전해진 특별한 선물
“목사님과 예배를 드린 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은혜입니다”
일주일째 매섭던 한파가 누그러진 21일, 김해인 성도(마포2대교구)와 아들 정호 씨는 깜짝 놀랄만한 성탄 선물을 받았다. 모자의 소식을 전해들은 이영훈 목사가 성탄절과 연말연시로 바쁜 일정을 쪼개어 가정 심방을 온 것.
모자를 마주하며 무릎을 꿇고 앉은 이영훈 목사는 장애를 지닌 아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느라 수고가 많으시다고 위로하며 “아드님이 매일매일 말씀과 함께 지내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호 씨에게는 예수의 보혈로 건강해지고 예수님의 사랑이 늘 넘쳐나길 간절히 기도드렸다. 이영훈 목사는 시편 23편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 가정의 주인 되시고 목자 되신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염려할 시간에 기도하고 다 주님께 맡기면 승리하여 복된 가정이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말씀 후에는 선물과 후원금을 김해인 성도에게 전달했다.
내년이면 아흔 살이 되는 김해인 성도는 쉰 세살의 중증장애인 아들 손정호 씨와 함께 구청이 지원한 마포구 창천동의 한 빌라에서 살고 있다. 정호 씨는 네 살 무렵 놀이터에서 넘어져 목을 다치면서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다.
입에 흐르는 침을 닦는 것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정호 씨의 일상은 어머니에게 오롯이 의존돼 있다.
김 성도는 아들을 휠체어에 태워 함께 교회에 다니며 신앙으로 고단한 삶을 극복해 왔다. 하지만 5년여 전부터는 걷는 게 힘들어져 외출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아흔 노모와 장애인 아들이 하루 종일 집안에서 평안하게 지낼 수 있는 건 교회의 돌봄 덕분이다. 교구장과 지역장, 인근에 사는 장로 부부 등은 모자를 가족처럼 돌봐 왔다. 평소에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로 예배와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기쁨을 찾았다.

“목사님, 저희는 텔레비전으로 목사님을 매일 보고 있어요. 멀리 계시는 분인 것 같았는데 정말 뜻밖에도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호가 목사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목사님을 만난 건 제 힘으론 되지 않는, 하나님 은혜에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들을 시설에 보내는 건 죄 짓는 일이라며 아들을 돌보는 일에 평생을 보낸 김해인 성도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가득했다. 그는 하나님 앞에 가는 그날까지 아들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며 지낼 것이라고 했다. 어려운 환경과 불편한 몸에도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정호 씨에게 이영훈 목사의 심방은 성탄절을 앞두고 예수님이 주시는 귀한 선물이 됐다.
글 김진영 / 사진 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