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만 제도의 원주민들이 그렇게 포악했나요?”

 “그거야, 신드바드 편에서 본 아랍 사람들의 인식이 그랬다는 거겠지. 그래서 아랍에서 생겨난 그 테러 단체가 공포감을 주려고 그들이 무서워하는 이름 자라와로  자신들을 포장했을 꺼야”

 “지금도 안다만 제도에 자라와 족이 있나요?”

 “한 400명 정도가 남아 있다더군”

 그러나 신드바드의 이야기 때문인지, 아니면 안다만 제도와 연결되는 말라카 해협이 해상 범죄에 유리한 까닭인지는 모르나, 말라카의 해적은 중남미의 카리브 해적 그리고 아랍의 아덴 만 해적과 함께 그 악명이 높았다.

 “그래서 곡테익 철교가 자꾸 마음에 걸리세요?”

 멘사가 고개를 끄떡였다.

 “네가 본 궁가 타이거의 부하들은 복면을 하고 있었다고 했지?”

 “네, 검은 색 복면이었어요”

 “검은 색 복면을 한 그들이 곡테익 철교 부근의 어디에선가 숨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구나”

 깜보가 선택한 메오 미셰가 먼저 나왔다. 그리고 틴또가 먹겠다고 한 볶은 국수 짜진쩌와 꼬꼬륀이 시킨 비빔 국수 꺼예 카우쇠가 나왔고, 마지막으로 멘사가 주문한 커리 국수 옹노 카우쇠가 나왔다. 깜보가 멘사를 바라보며 그가 얼굴을 좀 펴서 국수를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려고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너무 걱정 마세요”

 “그래, 어서 들거라”

 “그들이 숨어서 우리를 기다린다고 해도 성공하지 못할 거예요”

 “어째서?”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셨어요. 누가 감히 내게 들키지 아니하려고 자신을 은밀하게 숨길 수 있겠느냐?” “그분의 눈을 피해 숨을 수는 없겠지”

 “데만의 현자들이 가르친 말에… 악인은 언제나 스스로 고통을 당하고, 그들의 햇수는 정해져 있다고 했거든요. 악한 일을 꾀하는 자는 잠을 이루지 못해 꼬부리고 뒤척이나,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단 잠을 잔다더군요”

 맵고 새큼한 메오 미셰를 떠 먹으며 깜보는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인용했던 말을 기억나는대로 외워 보았다.

 “그의 귀에는 항상 무서운 소리가 들리고, 편안한 중에도 늘 파멸의 소식을 들을 것이라, 흑암 속에서 떨고 있을 칼날이 숨어서 그를 기다리느니라. 그래서 악인은 자신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알고 있다…”

 “마치, 내 젊은 시절을 말하는 것 같구나”

 “할아버지는 지금 워즈워드의 무지개를 외우는 시인이세요. 그러나 복수에 집착하고 있는 가나안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네가 친 그물에 스스로 걸리겠지요”

 “네 말을 들으니 내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구나”

 “그래서 데만의 현자들은 하나님을 대적하지 말라고 했어요. 악인은 흑암의 날이 가까운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이는 그의 손을 들어 하나님을 대적하며, 전능자에게 교만하여 제 힘을 과시하였음이라. 방패를 들고 목을 세우며 하나님께 달려드니 그 얼굴에는 살이 찌고 그 허리에는 기름이 엉기었도다”

 “멸망을 향해서 가는 모습이로군”

 “네, 그럼요. 비록 자신의 곳간에 황금을 가득 쌓아 놓았어도 그들의 집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적막한 무덤과 같고, 그들의 성읍이 비록 크고 넓다고 하더라도 황폐한 돌무더기일 따름이니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