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또가 어깨를 치켜 올리며 고백했다.

 “그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어린 양의 눈을 잠시 열어 주신 거죠”

 그러자 멘사는 한번 더 놀랐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더니, 내가 네게서 많이 배우는구나”

 그 말을 듣고 우방젠 병원장이 놀라며 그에게 물었다.

 “아니, 워즈워드의 시를 어디서 읽었습니까?”

 그러자 멘사가 의외라는 듯 반문했다.

 “그것이 시였습니까?”

 “윌리엄 워즈워드의 유명한 시 ‘무지개’에 나오는 구절이지요”

 그러자 깜보가 그 ‘무지개’를 줄줄 외웠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나의 가슴은 설렌다. 내 생명이 시작되었을 때에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렇고, 내가 늙어서도 그럴 것이다. 설레지 못하면 죽는것이 나으리라.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나의 하루 하루가 이렇게 당연한 본성 속에서 이어져 가기를 바라노라”  

 그것을 들으며 틴또가 크게 감격하고 있었다.

 “정말 멋진 시로구나. 그런데 할아버지, 어떻게 그 시를 알았어요?”

 “실은 미군 병사 챨리 때문이었어. 다른 병사들이 왜 아이를 영내에서 돌보느냐고 핀잔을 줄 때마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로 답을 대신 했거든”

 니니도 감탄을 했다.

 “챨리는 시를 아는 멋진 병사였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구나”

 다시 틴또가 할아버지를 놀려대듯이 말했다.

 “할아버지가 마약 왕이 된 것을 알면 그분이 기절을 하겠네”

 멘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혹시라도 천국에 가서 챨리를 만나면 내가 그에게 종아리를 맞아야겠지?”

 할아버지를 놀리는 틴또의 장난끼가 더 계속되었다.

 “많이 아프겠다!”

 그러자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니니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시의 제목이 ‘무지개’인 것을 보면, 그것이 노아가 들었던 언약의 무지개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우방젠 병원장이 고개를 끄떡였다.

 “어른이 되어도 아이처럼 가슴이 설레야 살아 있는 것이라고 한 것은 어른이 되어도 아이처럼 새롭게 되어야 생명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깜보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잘못을 범했던 다윗도 용서해달라고 기도할 때 그렇게 말했어요.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니니가 알겠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사도 바울도 그런 말을 했거든요. 심령이 새롭게 되어 새 사람을 입으면 겉사람은 낡아져도 속사람은 날마다 새로워진다고요”

 “새롭게 된다”  

 멘사가 다시 어른의 아버지라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심령이 새롭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멘사의 그 질문에 깜보가 그의 귀에 가까이 대고 대답했다.

 “성령을 받고 거듭나야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어요”

 “거듭나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