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
 깜보가 제대로 인사할 틈도 주지 않은채 우방뜨 과장은 먼저 그의 상처를 이리 저리 살펴보더니 말했다.
 “다행히 깨지거나 부러진 데는 없구나.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위가 비어 있으니, 당분간 부드러운 것으로 속을 달래는 것이 좋을 꺼야. 그런데…”
 그가 니니를 돌아보며 말했다.
 “역시 여자 아이가 남자보다 회복이 더 빠르군”
 그러자 니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쓰러져 있을 때 깜보가 제게 뭔가를 먹여 주었거든요.”
 우방뜨 과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들이 수직갱에 갇혀 있을 때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먹여 주다니, 무엇을 먹여 주었다는 거야?”
 니니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뭔가 달콤하고 쌉쌀한 것이었는데…”

 그러자 멘사가 앞으로 나서더니 쥐고 있던 빨간 포장지를 내밀며 물었다.
 “혹시, 이것 아니었어?”
 모두들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것을 바라보았다. 알맹이는 빠지고 빈 채로 남은 킷캣 초코바의 빨간 포장지가 그의 손에 있었다. 멘사의 부하들이 그들을 구출할 때 수직갱 바닥에 떨어져 있던 그 포장지를 집어 왔던 것이다.
 “아니, 그것은?”
 “그게 도대체 어디서 난거야?”
 초코바가 가난한 나라 미얀마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었다. 깜보가 조금 쑥스러운 듯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천국에서…”
 “뭐라고?”
 그러자 틴또가 입맛을 다시며 큰 소리로 말했다.
 “니니 누나는 좋았겠다!”

 얼굴이 빨개지는 니니를 감춰 주려고, 깜보가 멘사에게 물었다. 
 “그런데 아포…그 수직갱은 왜 만드신 거죠? 하수구가 없는 것으로 보아, 물을 빼기 위한 배수구도 아닌 것 같고” 
 아포 즉 할아버지로 불리운 멘사가 좀 면구스러운 듯 뒤통수를 긁었다.
 “그게 실은, 아편 창고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거란다”
 그러자 틴또가 놀라며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와우, 할아버지는 욕심도 많으셔”
 “왜?”
 “그렇게 큰 창고를 마약으로 채우면 그것으로 온 세계를 다 사고도 남겠네”
 멘사가 멋쩍게 웃으며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럴까봐 하나님이 내 창고를 미리 압수하신 것 같구나”
 깜보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마싼다에게 물었다.
 “이모, 오늘이 무슨 요일이죠?”
 마싼다가 대답했다.
 “토요일이야”
 틴또가 그 말에 한 마디를 더 거들었다.
 “형과 누나는 내 대신 안식일의 희생양이 될뻔 했던 거야”
 깜보가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통증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며 큰 소리로 물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