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위하여 우리가 ACP 즉 어린 아이 박멸 작전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우리에게 저항하는 세력들이 인간의 미래에 아직도 소망이 있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어린이 엑스포를 준비했으나 우리는 이것을 절호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
 또 한 참석자가 에스페란토로 말했다.
 “EW 317기의 폭파도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였지요.”
 궁가 타이거가 그것을 인정했다.
 “오늘 아침에 EW 317기의 블랙 박스가 발견되었다. 미얀마 항공 당국이 그것을 분석하면 이번의 추락 사건이 우리의 소행임을 전세계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ACP가 무슨 작전인지 알아낼 수는 없겠지요.”
 “그들은 곧 알게 될 것이다.”
 “네?”
 “EW 317기의 폭파로 60여 명의 아이들을 살해한 것은 우리 작전의 서막에 불과하다. 주말부터 시작되는 우리의 작전으로 전세계는 공포에 떨게 될 것이며, 다음 주에 있을 엑스포 폐막식에서 결정타를 맞고 경악하게 될 것이다.”
 그 말은 그들이 진행하는 어린이 박멸작전 ACP에 EW 317기의 폭파 말고도 두 가지 더 큰 계획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 하나는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 작전이 당장 주말부터 시작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엑스포 폐막식에서 뭔가 결정적 큰 사건을 터뜨릴 것이라는 계획에 대한 예고였다.
 “연쇄 테러 작전은 완벽하게 준비되고 있겠지?”
 “네. 나바, 짜욱메, 차웅우, 만달레이, 따지, 네삐더… 모두 담당이 정해져서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듣고 있던 깜보가 중얼거렸다.
 “뭘 말하는 거야?”
 니니가 그의 귀에다 속삭였다.
 “미얀마 북쪽의 중요한 철도역들이야.”
 즉 모든 산지에서 엑스포의 개최지 양곤으로 가는 남행 열차의 중간역들이었다.
 “폐막식의 결정타… ”
 깜보가 다시 니니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엑스포의 폐막식에 무슨 순서가 있지?”
 “전세계 어린이 선언대회가 있어. 어린이여, 일어나라는 선언이야.”
 그것은 곧 미얀마 어린이회 ‘칼레 쿠미’의 구호이기도 했다. 마침 방학 중인 전세계 어린이 대표들이 그날 참석하게 되어 있었다. 궁가 타이거의 테러 조직 ‘제타 존’이 노리는 결정타는 바로 그 선언 대회에서 터지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엑스포 폐막식이 언제지?”
 니니가 목소리를 낮추며 대답했다.
 “다음 주 토요일.”
 “오늘이 수요일인데 다음 주 토요일이라면…?”
 그렇다면 겨우 열흘이 남아 있었다. 깜보는 니니의 손목에 감겨 있는 도청기를 바라보았다. 그 성능에 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그 도청기가 감지한  정보들이 따치레익 교회의 선교사실에 설치된 수신기로 들어간다고 했는데, 그 선교사는 지금 멘사의 방에 와 있었다. 교회에 남아 있는 마싼다 이모가 그 모든 정보를 놓지지 않고 듣는 것이 필요했다.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는 통쾌한 승리만 남아 있습니다.”
 자신감에 넘치는 궁가 타이거가 다시 그들에게 에스페란토로 말했다.
 “니 렌콘투 닌엔 베논타 세마지노.”     
 그것은 곧 ‘다음 주에 만납시다’라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