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 때 세계평화연맹이라는 이름으로 불멸의 시대를 선포하고 피타고라스의 환생설을 증명하기 위해 챠크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연맹의 맹주였던 말리카 라이의 이탈로 말미암아 실패했었다.” 그 ‘챠크라 프로젝트’에 관해서도 신경환 선교사가 말해준 적이 있었다. 당시 세계평화연맹이라는 단체는 인도의 갠지스 강 상류에 있는 난다데비 골짜기에서 투탕카멘을 비롯한 역사적 인물들의 거대한 환생쇼를 벌이려고 했다. 유전자 복제로 환생시킬 인물들 중에는 마하트마 간디, 윈스턴 처칠, 존 F. 케네디,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일부의 계획들이 실패했어도 우리의 복수는 계속된다.”
 가나안을 내세우며 그는 계속해서 ‘복수’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홍수 이후에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서 벌거벗은 채로 잠든 것을 본 그의 차남 함은 형과 아우에게 그것을 알렸다. 그러나 셈과 야벳은 아비의 장막에 뒷걸음쳐 들어가 아비를 덮어 주고 나왔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노아가 말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
 노아가 함의 넷째 아들 가나안을 저주한 것은 노아의 벗은 모습을 처음 목격하고 함에게 알린 자가 그 가나안이기 때문이었다. 이후로 가나안은 자신을 저주한 노아와 그의 신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던 것이다.
 “가나안의 동지들이여, 때가 왔다. 노아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예수와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자에게 복수하라.”
 궁가 타이거가 테이블을 내려쳤다.
 “그들이 어떤 방해를 하고 저항을 해도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우리 가나안의 신념이 곧 페닉스의 불사조 정신이기 때문이다.”  
 가나안의 장자인 시돈 상인들의 무역 거점은 지중해 동쪽 끝의 두로 항이었고, 헬라 사람들은 그 해안 일대를 페니키아라고 했다. 그 페니키아를 상징하는 복수의 새가 헬라 신화에 나오는 불사조 페닉스였던 것이다.  
 “우리는 노아와 그의 신에 대한 복수에 사용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우리의 것으로 흡수한다. 우리는 헬라의 수학도, 이스라엘의 건축 기술도, 유럽의 과학과 예술까지도 모두 다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학문과 기술, 문화와 예술 뿐만이 아니었다. 복수의 전략을 관철하기 위해 마술사 시몬의 영지주의에서 시작된 수많은 사이비 종교들을 만들어 교회를 공격했다. 또 그들은 에너지와 식량과 무기 거래의 유통 구조를 모두 장악하고, 마약과 매춘 등의 지하시장을 이끄는 폭력 조직, 납치와 테러 등을 주도하는 단체들까지도 그들의 복수를 위한 체제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복수의 탑을 다시 세우고,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세계어 에스페란토를 사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그 외에도 한국어이든, 또는 어떤 언어이든 모두 끌어들여서 적을 교란시키는 무기로 사용할 것이다.”
 깜보는 그제서야 쪼야웅이 왜 팔에 깁스를 하고 있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골든 트라이앵글로 보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쪼야웅 삼촌은 ACP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어둠 속의 세력 GT의 조직이 세계적인 규모임을 간파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들이 여러 종류의 언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거야.)
 깜보는 미얀마어와 한국어는 물론이고, 주일학교에서 영어 성경을 배우며 영어를 익혔다. 또 영어의 근원이 된 라틴어와 그 계열의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그리고 성경의 원전을 기록한 히브리어, 헬라어의 기초도 배웠다. 또 신경환 선교사는 그에게 자멘호프의 에스페란토에 관한 설명까지 들려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쪼야웅 삼촌이 나를 보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