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사가 손가락으로 그 두 개의 배낭을 가리켰다.
 “한 배낭에는 독사가, 또 하나에는 전갈이 가득 들어 있소.”
 찌옹티 선교사뿐 아니라 깜보와 니니도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깜보가 외웠던 성경 구절처럼 정말로 뱀과 전갈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네? 뭐라구요?”
 “대회의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감시할 수 있는 장소가 한 군데 있소. 우리 경비원은 거기까지만 안내하고, 그 후에는 두 아이들만 거기 남아서 그들의 회의 내용을 엿들어야 하오. 만일 그들에게 발각이 되면 반드시 두 아이를 죽일 것이지만 혹시라도 살 길을 찾아보도록 저것을 준비한 거요.”
 “살 길이라뇨?”
 멘사가 깜보와 니니에게 일렀다.
 “혹시라도 너희가 잡혔을 때 그쪽의 감시원들이 왜 그곳에 왔느냐고 물어 말할 기회를 주면 뱀과 전갈을 잡으러 왔다고 대답하거라.”
 “네?”
 “샨 족인 니니는 알고 있겠지만 여기서는 독사 스프와 전갈 튀김을 보양식으로 먹는다. 뱀과 전갈을 잡으러 왔다고 하면 혹시 놓아 줄지도 모르지. 그리고…그렇게 변명해도 통하지 않으면 독사와 전갈을 쏟아서 그들을 공격해라.”
 그래서 두 아이에게 튼튼한 군화를 신기고, 각반을 감아 준 것이었다. 선교사가 다시 멘사에게 물었다.
 “실제로 그쪽 동굴에 독사와 전갈이 살고 있습니까?”
 멘사가 고개를 끄떡였다.
 “많이 있지요.”
 그가 다시 손짓을 하자 경비원 하나가 손에 들고 있던 모자 두 개를 그의 손에 건네 주었다. 모자에는 작은 헤드 램프가 달려 있었다. 멘사가 그 모자를 짬보와 니니에게 씌어 주며 말했다.
 “이것은 비상용이므로 아주 급할 때가 아니면 켜지 말아라. 빛을 보면 독사와 전갈이 오히려 너희들에게 달려들 게야.”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멘사는 다시 곁에 놓여 있던 상자 속에서 손목 시계처럼 생간 것을 꺼내더니 깜보와 니니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니니의 손목에 그것을 채워 주었다.
 “이건 고성능 도청기야. 이 버튼을 누르면 대회의실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소리를 감지해서 우리가 따치레익 교회의 선교사실에 장치해 놓은 수신기로 전달될 것이다. 혹시라도 그들에게 발각되면 즉시 이 버튼을 뽑아 버려라. 그러면 도청 기능은 없어지고 보통 손목 시계와 같아진다.”     
 그의 말을 들으며 틴또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그렇게 위험한 일을 어떻게…”
 오히려 멘사의 부하들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멘사가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보낸 쪽의 뜻이 있겠지. 이들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들이 아니냐?”
 군화에 각반을 두르고, 헤드 램프와 도청기까지 갖춘 그들은 이제 하늘의 전사가 된 셈이었다. 멘사가 경비원에게 물었다.
 “궁가 타이거의 부하들이 아직도 모여들고 있는 중인가?”
 경비원이 멘사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마 지금 쯤 대회의실이 거의 다 찼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