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사나이 해군 부사관학교 남녀 동반입대 편에서 탤런트 이시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남녀가 함께 훈련을 받는다면 여성이 받아들이는 훈련 강도는 여군 특집 때보다 당연히 세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입견일 수 있지만 남녀가 함께 훈련을 받는다면 일단 훈련 강도를 떠나 체력적으로 여성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는 이시영의 존재감으로 일순간 일단락되면서 그녀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체력 검정에서 보인 뛰어난 존재감은 본인이 가장 자신 있었던 팔굽혀 펴기를 어깨 탈골로 0개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여군 특집에서 본 적이 없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여군은 물론 남군들까지도 깜짝 놀라게 했다.
 윗몸일으키기에서는 남녀 포함 전체 1위, 3㎞ 달리기에서는 전체 2위를 하며 국가대표 복싱선수로 갈고닦은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평상시의 태도는 목소리도 작은 편으로써, 오히려 너무 소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체력검정에서 보인 월등한 기량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또한 체력검정에서 보인 모습은 단순히 체력만 좋은 것이 아니라 뜨거운 승부욕도 드러나 진정한 외유내강의 여군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을 다 놀라게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담담하게 고개를 숙인 채 조용한 모습에 진짜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남은 훈련을 어떻게 받을 것이며, 군인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나의 군 입대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26년 전 추운 겨울 진해 해군에 입대했을 때, 신체검사를 합격하기 전까지 며칠 동안 군인들이 우리들을 장정이라고 불렀다. 내심 그 ‘장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싫었던 나는 속으로 “장정이 뭐야? 머슴도 아니고 어느 시대 말이야?”라고 불평했었다. 신체검사를 합격한 후 해군 기초 군사학교에 입소를 하기 위해 저녁식사 후 입대 동기들이 이발소에 다 모여서 머리를 깎았다. 가위도 아닌 이발기(속칭 바리깡) 하나로 그 많은 머리를 하나같이 똑같은 머리모양으로 깎고, 입고 왔던 옷은 소포로 집에 부치고 군복으로 갈아입고 훈련을 받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자신이 군대라는 조직에 소속된 군인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식사도 혼자 못 가고 화장실도 혼자 못 가고 종교활동도 혼자 못 가고 몇 명이 무리를 지어서 다녀야만 했는데 개인적인 행동, 개인적인 시간은 전혀 가져볼 수 없었다. 옛날에 한가닥 하고 잘 나가던 모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냥 군인일 뿐이다. 제식훈련도 틀려서 매일 얼차려 받고 또 반복된 훈련을 받고 하루 이틀 생활하면서 세상에 익숙했던 모습은 간데 없고 군인으로 변한다. 처음에는 오합지졸의 모습이지만 반복된 훈련을 통해 강한 군인으로 변하게 되는데 군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조국을 위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는 것, 군대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기정사실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앙생활을 하며 내가 성숙한 신앙인으로 변화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예수 안에서 내가 바뀌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군인이 반복된 훈련을 통해 강한 군인이 되는 것처럼 신앙인으로 우리가 성숙한 신앙의 삶을 살아가려면 늘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성령의 능력을 체험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예수님을 모를 땐 세상의 혈과 육의 사람이었지만 성령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 육을 끊어야 성령의 사람이 되는 것임을 결실의 계절 가을에 다시 한번 상기하며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되자.

 “너의 하나님 야훼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스바냐 3:17)

임지택 목사(전도새신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