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려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찌옹티 선교사가 멘사를 바라보았다.
 “뭔가 일이 급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ACP의 게시판에 나온 GT의 지시는 그냥 Enforce as planned… 계획대로 시행하라고만 되어 있거든요.”
 찌옹티 선교사도 이미 그 게시판을 본 모양이었다.
 “여객기 폭파도 그들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는 뜻인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멘사가 말했다.
 “실은 어제부터 저들에게 이상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사방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따치레익에 모여들고 있거든.”
 “모여들다니요?”
 “버스, 바이크 그리고 비행기까지….”
 “비행기라면 짜잉똥 공항을 통해서 들어온다는 건가요?”
 따치레익에서 163 킬로미터 북쪽에 있는 짜잉똥 공항은 골든 트라이앵글이 각국 반군의 은거지가 되면서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다가 미얀마 정부의 관광 진흥 정책 때문에 개방된지가 얼마 안되었던 것이다.
 “그렇소.” 
 “그럼, 만달레이에서 오는 건가요?”
 짜잉똥 공항은 만달레이와 양곤에 국내선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만달레이뿐만 아니라 양곤에서 오는 국내선 여객기도 들어오는데… 문제는 그들이 국내선으로 왔지만 본래 국제선에서 환승한 여객들이라는 거요.”
 “환승이라면…?” 
 “영국, 프랑스에 북 유럽도 있고,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미국, 캐나다와 멕시코, 콜럼비아에서 아프리카까지… 전세계에서 들어오고 있다오.”
 “도대체 그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어제부터 오늘까지 모두 60여 명… 따치레익의 모든 호텔과 여관이 그들로 인해 초만원 상태요.”
 틴또는 할아버지가 궁가 타이거에게 밀리고 있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이 과연 지나친 표현만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건 마치…따치레익에서 UN 총회를 열기라도 할 듯한 기세로군요.”
 멘사가 고개를 끄떡였다. 
 “거의 그런 수준이요. 더구나…”
 “더구나요?”
 “오늘 아침에 그들이 다시 내게 요구를 해 왔소. 우리의 대회의실을 빌려 달라고.”
 “대회의실이라뇨?”
 “이 동굴 안에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전성시기에 시용하던 지하 대회의실이 하나 있소. 100명 가까운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그 회의실은 지난날 골든 트라이앵글의 자부심이었고, 이 마약왕 멘사에게도 전설처럼 남아 있는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빌려달라고 한 거요.”
 틴또가 할아버지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게 바로 박쥐의 똥 같은 자존심이죠.”
 그러나 찌옹티 선교사는 굳어진 얼굴로 멘사의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래서요?” 
 “지나간 자존심이 무슨 소용이겠소? 빌려주겠다고 했지.”
 “전세계에서 모여든 100여 명의 인원이 골든 트라이앵글의 대회의실에서 회합을 갖는다니… 뭔가 대단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군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