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옹티 선교사께서요. 할아버지는 구덩이에 빠진 손자를 예수님께서 끌어내어 달라고 그 이름을 토요일의 양으로 지어 주신 거 아닌가요?”
 “허어, 내가 그랬던가?”
 틴또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할아버지는 성경에 나온 이사야처럼 선지자인가봐.”
 멘사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다, 틴또야. 이 할애비는 그렇게 훌륭한 인물이 아니라 마약왕이란다.”
 “마약왕은 무슨 … 궁가 타이거에게 밀리고 있으면서.”
 “네놈이 내 아픈 데를 찌르는구나.”
 “그러니까 빨리 회개하고 침례를 받으세요.”
 “마약 밀매꾼이 침례를 받는다고 천국에 가겠어?”
 찌옹티 선교사가 말했다.
 “열두 해 동안 혈루병에 걸려 있던 여자 이야기를 아시지요?”
 그것은 나사렛 예수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러 가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열두 해 동안 혈루병으로 고생하던 여자가 예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가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더니 혈루가 멈추었던 것이다. 멘사가 고개를 끄떡였다.
 “읽어 보았소이다.”
 “그 여자는 예수님을 만지는 것만으로 나음을 받았거든요. 율법에서는 부정한 자가 사람을 만지면 그 사람도 역시 부정해지지만 예수님을 만지면 그분의 정결하심  때문에 부정한 자가 정결해진다는 겁니다.”
 틴또가 다시 옆에서 거들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으러 다니던 바울도 회개하고 선교사가 됐어요.”
 “그럼 내 부하들은 어쩌고?”
 “모두 함께 침례를 받으면 되지요. 황금의 트라이앵글은 이제 없어요. 황금으로 쌓은 탑 같은 건 박쥐에게나 던져 주세요.” 
 “너도 황금이 박쥐의 똥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거냐?”
 “바울도 예수님을 만난 다음에 그렇게 말했거든요. 그분을 알기 전에 배웠던 지식과 지녔던 명예들은 모두가 똥보다도 못한 것이라고요.”
 “허어, 그놈 참….”
 멘사는 마구 쏘아대는 손자를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어쨌든 내가 네 이름은 잘 지은 것 같구나.”
 그는 다시 깜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네가 하늘에서 온 소년, 깜보라고 했던가?”
 “네, 할아버지.”
 “EW 317기의 사고에 궁가 타이거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느냐?”
 “거의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 증거는?”
 “ACP의 게시판에 GT라는 이름이 떴습니다. 그것이 골든 트라이앵글의 이니셜인 줄로 알았는데 궁가 타이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방콕의 돈므앙 공항에서 … ACP라는 이니셜을 보았다고?”
 “네. 노란색 티셔츠의 소매 끝에 찍혀 있었습니다.”
 “음….”
 ACP의 이니셜이 찍힌 노란색 티셔츠에 대해서는 멘사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멘사가 다시 물었다.
 “ACP가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