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던 멘사가 물었다.
 “우리처럼 암혈과 토굴에 들어와 있으면 안전하다는 것인가?”
 “다음을 더 읽어 보세요.”
 멘사가 다시 그 다음을 소리 내어 읽었다.
 “사람이 자기를 위하여 경배하려고 만들었던 은 우상과 금 우상을 그 날에 두더지와 박쥐에게 던지고 암혈과 바위 틈에 들어가서 하나님이 땅을 진동시키려고 일어나실 때에 그의 위엄과 그 광대하심의 영광을 피하려고 하리라.”
 인간이 그들의 탐욕을 쌓고 운명을 걸었던 황금의 탑은 오히려 박쥐가 그들의 똥으로 쌓아 놓은 탑보다도 못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찌옹티 선교사가 반문했다. 
 “암혈과 바위 틈에 숨는다고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선교사는 그 마지막 대목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만한 가치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 
 “그럼, 우상에게 절한 자는 소망이 없다는 것이오?”
 “소망이 있습니다.”
 “어떻게?”
 “황금에 집착했던 솔로몬은 모든 쾌락과 영화를 다 누려본 뒤에 참회를 하고 전도서라는 글을 썼습니다. 그가 쓰기를… 너는 창조주를 기억하라, 은 줄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지기 전에 기억하라…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거니와  그 전에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당부했지요.”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것은?”
 “침례를 받고 회개한 후 그분이 보낸 독생자를 믿으라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독생자?”
 그러자 틴또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그분이 누구신지는 아포가 잘 아시잖아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자를 보고 멘사가 두 팔을 벌였다. 틴또가 아포 즉 할아버지의 품에 안기며 뒤따라 들어온 니니와 깜보를 소개했다. 
 “이 누나가 칼레 쿠미의 회장 니니구요, 저 형이 바로 지난번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 남은 깜보에요. 본래 미얀마의 바고에서 태어났다는데 한국에 가서 5년을 살다가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거래요.”
 “오… KK의 지도자들께서 오셨구만.”
 틴또가 다시 깜보에게 말했다.
 “내 할아버지야. 그리고 이분은 찌옹티 선교사님이고.”
 찌옹티 선교사가 깜보의 손을 잡았다.
 “반갑다. 나도 한국에서 왔고, 내 본래 이름은 정인택이란다.”
 그도 역시 정인택(鄭仁澤)을 찌옹티라는 미얀마식 이름으로 바꿔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인사가 끝나자 멘사가 귀엽다는 듯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런데, 내가 독생자를 잘 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그분이 안식일의 주인이니까요.”
 “뭐라고?”
 “예수님은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셨거든요. 그분이 한쪽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실 때,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것이 옳으냐고 따지는 사람들에게 너희의 양 한 마리가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고 물으셨어요.”  “누가 네게 그걸 가르쳐 주셨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