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씀 나누고 계시는데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
 그리고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들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과연 방 안에서 멘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사야.”
 멘사 역시 선교사를 사야라고 불렀다. 선교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말씀하세요.”
 “성경을 읽다가 이해 안되는 것이 있어서.”
 깜보와 니니가 얼굴을 마주 보았다. 멘사가 성경을 읽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떤 대목이죠?”
 “여기 이사야서에 보면… 하나님이 야곱 족속을 버리셨다고 나오는데, 이 야곱 족속은 이스라엘 자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장자라고 했는데 왜 그들을 버리셨다는 거요?”
 멘사는 자신이 읽고 있던 대목을 다시 읽어 들려 주었다.
 “주께서 야곱 족속을 버리셨음은… 그들에게 동방 풍속이 가득하며, 그들이 블레셋 사람들 같이 점을 치며, 이방인과 손을 잡아 언약하였음이라. 그 땅에는 은과 금이 가득하고 보화가 무한하며, 그 땅에는 말들이 가득하고 병거가 무수하며, 그 땅에는 우상도 가득하므로…”
 거기까지 읽었을 때 찌옹띠 선교사가 말했다.
 “당시의 동방이란 바벨론과 페르샤와 인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우상과 점쟁이가 가득한 나라?”
 “솔로몬 시대에 금과 은이 풍부하자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동방 풍습을 따랐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진리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행운만을 빌기 위해 금과 은으로 만든 우상에 절하니, 용서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우리 미얀마 사람들도 불상에 절을 하는데…”
 “본래 테라바다의 가르침은 솔로몬처럼 황금에 집착하지 말고, 진리를 깨달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파야를 세우고 금판을 붙이게 했던 것이지요. 미얀마 사람들이 해마다 파야에 가져다 붙이는 금판은 한 장에 1500달러나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것이 점점 아깝게 생각되었는지 보상을 받고 싶어진 겁니다.”
 “보상을 받고 싶어졌다고?”
 “금판을 붙인 대가로 행운을 빌게 되었지요. 이제는 아예 더 확실하게 빌기 위해서 각종 우상이나 동물의 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금판을 붙이더군요.”
 “집착을 버리려다 오히려 더 집착하게 되었다는 건가?”
 “그 뿐이 아닙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거요?”
 “미얀마 사람들은 우상에 금판을 붙이고 또 거기에 물을 붓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세례는 자신의 몸에 물을 부어 회개를 하라는 것인데, 미얀마에서는 그것도 복을 빌기 위해서 물을 붓는 행사로 변했더군요.”
 “그렇게… 우상을 섬기면 결국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그 장의 17절 이하를 읽어 보시지요.”
 멘사는 자신이 읽고 있던 이사야서 2장의 17절 이하를 읽었다.
 “그 날에 스스로 높아지려는 자는 굴복되며 교만한 자는 낮아지고, 하나님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실 것이라. 우상들은 온전히 없어질 것이며, 사람들이 암혈과 토굴로 들어가서 하나님이 땅을 진동시키려고 일어나실 때에 그의 위엄과 그 광대하심의 영광을 피하려고 할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