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죠”
기쁨과 사랑으로 장애 학생 돌본지 24년
암투병 중 동료들의 기도로 하나님 기적 체험

 매주 토요일과 주일이면 대성전 지하 안디옥성전 입구에서 밝고 화사한 웃음으로 장애인대교구 소망부 학생들을 맞이하는 이가 있다. 올해로 봉사한지 24년이 된 신명희 교사는 학생들이 부모님들과 들어올 때마다 품으로 안아 반갑게 인사한다. 신 교사가 한주간 잘 지냈는지 물어보며 보고 싶었다고 다정하게 건네는 말에 학생들이 빙긋이 웃어 보이며 선생님의 손을 잡는다.  
 학생들의 자리를 바로 잡아주고 나면 소망부의 찬양으로 시작하는 예배가 시작된다. 인도자의 찬양 소리에 맞춰 학생들도 소리를 내어 찬양을 따라하고 교사들은 제자들을 살피며 예배를 드린다.

 시청각 자료를 이용한 목사님의 말씀 선포 후에는 교사들이 힘을 합쳐 만든 교재로 공과를 한다. 두 시간여 진행되는 소망부의 예배를 드리며 학생들의 신앙도 쑥쑥 자란다.
 신 교사는 사랑 가득한 눈으로 학생들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명 한명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고, 연습만 하면 영어찬양도 능숙하게 부를 수 있다며 제자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처음에 제가 장애인대교구에 봉사를 하겠다고 왔을 때는 과연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성인들이 있는 교구에 갔을 때는 휠체어도 제대로 밀지 못할 정도 였거든요. 그런데 생긴지 얼마 안된 아동부(지금의 소망부)에 갔고 몇 명 되지 않는 학생들이지만 공과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당시 286컴퓨터를 이용해서 공과 교재를 만들기 시작했죠”

 지금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24년 전 신명희 교사 역시 장애인에 대해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봉사처를 찾으며 기도하던 중 특별한 꿈을 꿨다. “꿈 속에서 제가 버스에 올라탔는데 모두 장애인들이 앉아 있는 거예요. 그곳에서 어떤 분이 주신 출석부를 받아 들고 그들과 함께 했는데 갑자기 장애 입은 형체가 모두 없어지는 꿈이었어요” 꿈에 용기를 얻어 막연히 장애인대교구를 찾아갔지만 몸도 약해보이시는 데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라는 말을 듣고 왔다. 3일 동안 작정기도 후 장애인대교구 봉사가 시작됐다. 지금도 우리 교회 교회학교 공과공부를 장애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각색해 배포를 하고 학부모 세미나 등을 주최하며 헌신해왔다.

 밝은 옷차림과 웃음 가득한 인상이 교육이나 교사라는 단어가 잘 어울려 보이는 신명희 교사이지만 그의 직업은 법무상담사이다. 삶의 현장에서는 딱딱한 법을 다루고 막막한 고민을 짊어지고 온 사람들에게도 그는 따뜻한 말투로 대화를 이끌어 간다.
 교회에서 봉사하는 모습이나 삶과 동일하게 직업과 평일의 삶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기 위해 그는 늘 골몰한다. “처음에는 신앙계를 비치했다가 힘들어 하시는 분들에게 드렸어요. 지금은 소망부 교역자였던 분의 조언에 따라 손글씨로 쓴 진심이 담긴 카드도 끼워놓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서상품권도 같이 넣어서 드려요”

 신 교사의 노력과 관심은 갈급함이 있는 영혼들이 예수님을 찾게 하는 용기를 이끌어내왔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신앙생활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신명희 교사에게도 6년전 삶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갑작스런 직장암 3기 선고로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 “사실 너무나 괴로워서 하나님 데려가 달라고, 죽음이 나을거라고까지 생각할 만큼 고통이 심했어요. 다스려지지 않는 고통으로 괴로워하면서도 계속 기도했어요. 그때 저를 귀찮을 만큼 찾아와 주시고 매일 출퇴근하다시피 와주신 소망부 동료 교사분도 계시고요. 소망부 목사님은 금식기도 해주시는 등 다들 저를 위해 엄청나게 기도해 주셨죠. 연로하신 어머니께는 충격을 받으실까 알리지도 못했는데 가족 이상으로 기도해주신 소망부 학생들 부모님들, 선생님들 정말 고맙고 감사해요”

  고통에 몸부림치며 살고자 하는 소망도 다 잃었을 때 신 교사는 하나님께 살아야만 한다면 그 이유를 알려달라고 부르짖었다. “CT촬영하러 들어갈 때였어요. 하나님이 환상으로 나타나셔서 그 기계 속에 저와 함께 계셨어요. 그러면서 말씀하셨죠. ‘너는 네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살아가야한다’ 그 소리를 듣고 대성통곡을 했어요. 사람들은 제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런줄 알더라고요”

 3번의 수술과 9번의 항암치료를 가녀린 몸으로 이겨낸 것은 기적이었다. 38kg까지 줄어 심각했던 몸무게가 수술 후 매주 2kg씩 늘면서 급속도로 회복을 보였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쉬이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직장생활도, 소망부 봉사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오늘도 그는 매일 새벽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동료교사들과 SNS로 공유하고 중보기도한다.
 회사 운영도 소망부 봉사 역시도 자신의 힘으로 한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신 교사는 매순간 하나님을 의지하며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더욱 힘을 얻는다. 매주 예배 외에도 이제 다가올 23, 24일 여름성경학교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희가 조금은 부담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의 노하우로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성경학교 캠프 강습도 할 수 있을 만큼 되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더 큰 은혜를 나누고 싶어요. 제가 그동안 살면서 깨달은 것은 성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예수님 때문에 덤으로 얻은 삶을 하루 하루 감격과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 신 교사의 열정을 보며 봉사를 통해 세상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