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오지로 떠난 30대의 젊은 선교사 부부가 오랜만에 만난 내게 대뜸 건네는 말 한마디 “요즘 얼마나 행복하세요?”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내게 내민 사진 한 장.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큰 눈을 하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두 선교사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들의 표정이 마치 내가 대답해야 할 말을 하고 있는 듯했다. 선교사 부부가 먼저 말했다. “우리는 행복해요”
불과 얼마전 아프리카로 처음 들어갔을 때 두 선교사의 고민과 눈물을 나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어떤날 저녁에는 안오는 잠을 억지로 청하면서 ‘내일 아침 눈뜨지 말았으면…’ 하는 독백을 했다고 했다. 그러던 두 선교사가 어느새 그냥 그자체로 아프리카가 됐다. 두 선교사의 눈빛이 그랬고 표정이 그랬다.
이제는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 위로 쉴새없이 불어닥치는 모래바람 부는 곳이 두 선교사의 삶의 무대가 됐다. ‘빨리빨리’라는 말을 수식어로 달고 살던 한국을 떠나 아프리카 오지로 들어갔더니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느림’이라는 묘한 행복이 두 선교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곳 사람들은 비가 잘 오지 않는 척박한 환경에서 양떼를 몰고 떠나 몇 개월을 유랑하기도 하는데 가시나무만 가득한 사막에 비가 내리면 그 가시나무에서 돋아나는 파란색 잎사귀가 양떼의 양식이 된다고 했다. 아주 느리게 세상이 돌아가도 그들은 기꺼이 가시나무에서 돋아나는 그 잎사귀로 인해 행복하고 그냥 그 느림이 행복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곳에서 두 선교사는 그 사람들의 새로운 미소를 배우고 결코 골치 아프거나 복잡하거나 빠름으로 등떠밀리지 않아도 되는 ‘진짜 행복’을 공유해가고 있는 것이다. 두 선교사는 그들에게 예수님 사랑을 전해주고 그들은 두 선교사에게 또다른 삶의 방식을 보여주면서 행복이란 공통분모를 만들어가고 있다.
두 선교사가 다시 아프리카로 향하던 날,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그냥 웃었다. 아마도 행복해서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