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니가 다시 끼어들며 물었다.
 “사랑의 여신은 왜 가는 곳마다 이름을 바꾸었을까요?”
 “그래서 사랑의 여신을 미혹의 여신이라고 하는 거야. 아스다롯은 수메르에서 이난나가 되었고, 바벨론에서는 이쉬타르, 애굽에서는 하트호르 그리고 헬라에서는 아프로디테, 로마에서는 베누스라고 불리웠지.”
 니니가 알겠다는 듯 말했다.
 “그 베누스가 영어로 하면 비너스야. 그들의 원조가 아스다롯이었어.”
 비너스는 지금도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마씬다가 고개를 끄떡였다.
 “아스다롯은 가나안 장사꾼들이 그들의 장사를 위해서 만들어낸 여신이었지. 사치와 허영을 부축이는 데는 아스다롯이 제격이었거든.”
 “헬라인들은 그 장사꾼들을 페니키아인이라고 했다지요?”
 “가나안의 특산물은 자주색 옷감이었는데 그 자주색 염료는 크레타 섬에서 나오는 뿔고둥에서 추출하는 것이었어. 그 염료가 헬라어로 포이네케였고, 그래서 자주색 옷감을 파는 장사꾼들도 포이네케 즉 페니키아인이라고 했던 거야.”
 “그렇다면 그들이…?”
 “그들이 뿔고둥을 채취하던 크레타 섬에 들어가서 아스다롯 여신을 만들고, 사랑의 축제… 정확히 말하자면 음란의 축제를 벌였지. 그런 광란의 축제에서 사람들이 날뛰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했겠어?”
 “독한 술?”
 “술보다 더 강력한 환각제, 즉 인간의 정신을 완전하게 마비시키는 환각제가 필요했거든. 그래서 가나안의 장사꾼들은 아편꽃에서 채취한 열매의 외피를 정제해서 마약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거야.”
 “그렇다면 결국… 아편은 가나안의 반역에서 시작되었군요?”
 “하나님께 대한 거부의 표시였지.”
 “그럼 아편이라는 말은…”
 “크레타 섬에서 시작된 가나안의 풍습이 그리스로 건너갔거든. 그리스어로 그 꽃의 즙액을 오피온이라고 하는데 그게 오피엄이 된 거야. 그것을 중국에서 아편(阿片) 즉 아피엔으로 번역했던 것이지. 참, 아편을 광란의 축제에 사용했던 그리스 사람이 또 하나 있었는데…”
 “그게 누군데요?”
 “피타고라스.”
 “네? 피타고라스라면… 그는 수학자 아닌가요?”
 “그는 수학으로 모든 진리를 해석할 수 있다고 자부하다가 자기가 신이 되어 세상을 수학으로 지배하기 위해 가나안의 환생설을 신봉하는 밀교를 만들었어. 그도 역시 크레타 섬에서 밀교의 집회를 했는데, 아편을 환각제로 이용했지.”
 “결국… 피타고라스 밀교의 원조도 가나안이었군요.”
 니니가 다시 물었다.
 “그럼 인도의 파파베라는 뭐에요?”
 “인도의 전설에 의하면 한 왕자가 처음 보는 새를 잡았는데 발목에 금실이 매어져 있었다는구나. 그 새를 새장에 가두고 길렀는데 전혀 지저귀지를 않더래. 그러던 어느 날 꿈에 한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서 자신은 아라후라의 공주인데 그 새가 자신의 이름과 같은 꽃을 보아야만 지저귈 것이라고 했다는 거야.”
 “그래서요?”
 “왕자가 아라후라에 사람을 보내 그곳에 피는 빨간 꽃을 꺾어오게 하여 새에게 보여 주었더니 새가 파파베라, 파파베라 하며 노래를 하더래.”
 “파파베라가 그 꽃의 이름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