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남광우 선교사(남아프리카공화국), 임하네 선교사(A국), 오재웅 선교사(필리핀), 정재한 선교사(슬로바키아)

영성 깃든 찬양으로 선교사를 섬기는 선교사
화음의 비결은 서로의 마음을 맞추는 것

 몇 해 전부터 선교대회가 열리는 계절이 다가오면 더욱 보고 싶고 기대되는 얼굴들이 떠오른다.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선교사인데도 선교대회 주예배는 물론 미스바철야기도회를 비롯해 선교사 수련회, 여러 대교구 및 기관에서 열리는 선교사 초청 예배에서 영성이 깃든 찬양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많은 성도들이 궁금해 했다.
 선교사들로 구성돼 예전에는 원주민찬양팀으로 결성된 이 팀은 지난해 이영훈 담임목사가 그레이스 찬양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레이스찬양팀은 1년에 한번 선교대회 기간에만 결성되는 팀이다. 각자의 사역지에서 피땀 흘리며 사역하던 이들은 함께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진한 은혜의 향기를 풍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사역하는 남광우 선교사가 팀장을 맡았고 최고참인 슬로바키아 정재한 선교사가 팀의 화합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필리핀에서 온 오재웅 선교사와 A국에서 사역하는 임하네 선교사는 깊이 있는 영성이 바탕이 된 풍부한 가창력으로 팀의 중심을 든든히 구축했다. 현재는 이렇게 네명이 정규 팀원이고 다른 선교사들과 찬양 리더들의 협력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왔다. 

 팀의 시작은 3년 전이었다. 남광우 선교사는 “원주민 선교사 중에서 찬양팀을 결성해 달라는 선교국의 요청으로 팀이 시작됐어요. 이를통해 찬양 사역과 음악에 재능이 있는 선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됐죠”라고 말했다. 오재웅 선교사는 “처음에는 특송을 위한 팀이었는데 철야예배까지 맡는 등 점점 사역이 확대 됐어요”라고 말했다.
 팀장은 남광우 선교사이지만 매시간 인도자는 달랐다. 모두 리더의 역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마음과 화음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결과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은혜를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광우 선교사가 예전에 예수전도단에서 활동한 이력 덕에 올해는 예수전도단과 부흥한국과 헤리티지 등 유명 찬양 사역단체에서 활동 중인 지체들도 순복음 선교사들을 위해 동참했다.

 연습을 많이 해야하는데 팀의 특성에 맞춰 귀국 전 서로 연락을 해서 각자의 사역지에서 미리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나라와 대륙마다 시간차가 있어서 같이 동시에 의견을 나누기 어려워 전화 뿐 아니라 카톡 등 SNS를 활용해 교류에 힘썼다. 
 선교대회를 맞아 귀국과 동시에 이들은 재충전과 친지들을 만나는 것도 미뤄두고 스튜디오에서 딱 한 번의 리허설을 실전처럼 마쳤다. 팀장인 남광우 목사는 고린도후서 3장 3절 말씀을 본문으로 ‘그리스도의 편지’를 주제로 그레이스 찬양팀의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그 메시지와 영성은 이들이 서는 곳마다 선포되고 마음과 영혼으로 전달됐다. 남 선교사는 “저희는 선교사들이잖아요. 그리스도의 편지를 전달하는 사람이자 편지로서의 삶을 살아가자고 했죠.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선교와 하나님이 소중하게 지키시는 선교,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시는지 깨닫기를 기도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각지에서 모여 서로 간에 시차와 컨디션을 맞추는 것부터 인간적인 시각으로 보면 한계적인 일들이 다가왔다. 선교사들은 준비하면서 마음에 부담감이 많았다고 한다. 사역지 마다 겪고 있는 문제들이 저마다 있고 각자 현지 예배 형식에 익숙해져 버린 점도 있다.
 하지만 막상 찬양 인도의 자리에 섰을 때는 너무나 행복하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고백한다.
남 선교사는 “아프리카 성도들은 활력이 엄청나요. 광란으로 보일 정도로 역동적인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처럼 하지 못 하는 게 아쉬었는데 막상 예배를 드리니 하나님이 예비하신 은혜가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찬양을 인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배자로서 온전히 하나님의 임재를 간구하며 나아갔다. 오 선교사는 “무엇보다 선교사님들의 반응에 우리가 더 큰 위로를 받았어요. 어떤 선교사님께서 저희에게 예배를 드릴 줄 아는 분들이라는 말씀을 주신 적이 있는데 힘이 났죠. 더욱 깊이 있는 찬양을 하고 싶다는 열정도 생겼고요”라고 말했다.

 임 선교사는 “그 어떤 분들보다도 서로에게 가장 고마웠어요. 서로에게 어떤 장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렇게 모였는데도 호흡이 잘 맞고 코드도 잘 맞고 예배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이 소중했어요. 특히 정재한 선교사님께서 저희 중에 가장 연장자이신데도 항상 먼저 헌신하시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모든 팀원들께 감사드려요”라고 말했다.

 청년시절 프리즘선교회를 시작으로 청년국에서 10년 간 찬양리더로 사역하다 A국 선교사로 파송된 임하네 선교사는 풍부한 보컬 능력으로 팀의 핵심을 맡았지만 지난해에는 목에 무리가 와서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팀원들을 위해 보이차를 준비해 대접하며 팀원들의 컨디션을 직접 챙겼다.
 남 선교사는 선교사를 섬기는 선교사, 다른 선교사들보다 조금더 시간을 내고 헌신해야하는 것 역시 감사하다고 말한다. “아무도 모르는 시골 선교사를 사용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죠. 그리고 우리 순복음세계선교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드리는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고 선교사들이 하나 될 수 있는 시간이 감격스러워요” 
 남 선교사는 특히 이번 선교대회 중 받은 은혜를 나눴다. “관악대교구에서 예배를 드리는 중 한 권사님이 찬양을 인도하시면서 ‘나의 등뒤에서’라는 찬양을 부르셨어요. 3절에 때때로 뒤돌아보면 여전히 계신 주라는 가사가 나와요. 그 찬양처럼 우리 선교사들과 성도들 곁에는 주님이 계시다는걸 깨달았어요. 왜냐하면 선교대회 참석하기 전 3주전에 교회에 강도가 들어와서 총을 쏘고 칼로 위협을 했었어요. 교회 벽에 구멍이 나고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모를 정도로 충격도 컸었죠. 그런데 이번 선교대회에서 깨닫게 됐어요. 하나님께서 내 뒤에, 우리 뒤에 있으셨다는 걸 말이죠”

 이제 올해 제42회 순복음세계선교대회 일정도 마치고 선교사들이 사역지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레이스 찬양팀의 선교사들도 선교대회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사역지로 돌아간다. 그리고 내년을 기약하며 더욱 깊이 있는 예배를 드리겠노라는 기대와 소망을 품었다. 내년에 더 은혜로운 그레이스 찬양팀의 모습으로 만나기를 소망한다. 

사진 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