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6월에 아름답게 피는 꽃 중에 양귀비꽃이 있다. 꽃 이름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중국 당나라의 제6대 황제 현종 이융기는 후궁으로서 황후 다음가는 귀비(貴妃)라는 궁중 내명부의 직급을 가진 양씨(AD 719∼756)를 지나치게 총애했다. 미색을 갖춘 양귀비는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아 국정을 소홀히 함으로 말년에 혼란과 민란이 일어나는 큰 난리를 겪게 됐다. 국가가 위태로울 정도였다. 아름다운 미인을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이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양귀비라는 절세의 미인이 국가를 위태롭게 했다면 양귀비꽃은 수많은 꽃 중에서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경국지화(傾國之花)라고 할 수 있다. 이 꽃의 아름다움에는 그 만큼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이다. 일명 아편(阿片, opium)이라고 불리는 이 식물은 아름답고 예쁜 꽃이지만 이미 중국 역사에서도 나라를 위태롭게 했던 귀비 양씨를 기억할 때 강력한 중독성 약용식물로 그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졌다.
이미 19세기에 영국과 청나라가 아편전쟁을 통한 쓰라린 기억이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당연히 양귀비 관련 마약에 대한 경계가 매우 엄격하다. 당시에 많은 청나라 백성에게서 심각한 아편 중독현상이 나타나고 있었고 이는 국민건강에 매우 위험한 수입품이며 식물이고 작물이었다. 현재에도 양귀비 재배만큼 국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식물은 없을 것이다. 화초용 양귀비(사진)를 제외하고 국가의 허가 없이 재배할 수 없는 식물이며 꽃이다. 일부국가에서는 관련 마약사범은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 지금도 일부국가에서는 양귀비를 비밀리에 대량재배하고 정제해서 밀매하는 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다. 이는 한 개인 뿐 만 아니라 국가를 심하게 병들고 피폐하게 만든다.
양귀비의 마약성분은 그 어떤 약리적 성분을 가진 식물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 특성상 진통과 진정작용과 이질, 설사를 동반한 복통에 긍정적인 효능이 있으나 이것은 근본적인 질병을 치료하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완화작용을 한다. 허가 받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임의로 사용하면 안 된다. 이미 알려진 것과 같이 중독성이 매우 강한 약리성분 때문에 쉽게 중독된다. 나중에 폐해를 알고 끊으려 해도 심한 금단현상이 일어난다. 중독자의 종말은 호흡기 혹은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며 사망에 이르게 한다.
매혹적인 양귀비와 비슷한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양면성을 가진 종류를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 5월부터 피는 아름다운 장미도 줄기나 가지에 화살촉 같은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몸에 할퀸 것 같은 생채기를 내거나 찔려서 피를 보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꽃 중에 하나이지만 함부로 만지면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시가 없는 장미가 있을까? 장미는 아름다운 꽃과 가시를 동시에 갖고 있는 식물이다.
버섯도 맛과 향을 가진 식용버섯과 약용버섯이 있는가 하면 한개만 먹어도 목숨이 위태로운 독버섯이 있다. 자연산 복어 조리로 맛있는 요리도 암컷의 난소와 알은 오랜 시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맹독성이 있다.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짙은 녹색을 띤 감자와 덜 익은 초록빛 토마토는 솔라닌 독소로 인하여 위장계의 식중독을 일으킨다. 현재까지 알려진 동식물 중에 인체에 유익한 영양분과 약리적인 성분이 있어서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종류도 있지만 만일 잘못 알고 남용하고 오용한다면 오히려 생명에 큰 위해를 받게 된다.
이제 여름으로 들어서는 계절이다. 각종 식품과 그에 따른 독성을 알고 또한 식중독은 성도가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요즘은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분별력이 있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도는 성령의 은사로써 영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고전 12:10). 미혹과 유혹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항상 근신하고 영적으로도 깨어 있어야 한다(벧전 5:8).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