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이라구요?”
 “에덴 동산을 나온 아담과 하와의 자손들은 농사를 짓고 살면서 두 가지의 고통에 직면하게 되었거든.”
 “어떤 어떤 고통이었는데요?”
 “실수로 부상을 입게 되면 다친 상처의 아픔을 겪어야 했고, 일하며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몸이나 환경을 불결한채로 두면 질병에 걸리게 되었던 거야.”
 니니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네요.”
 아직도 미얀마 각처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기가 지나서 물이 귀해지면 몸을 자주 씻지도 못하고, 청소는 더욱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의약품의 가장 중요한 두 기능은 바로 진통과 해열이었어.”
 이번에는 다시 깜보가 동의를 했다.
 “정말 그랬을 것 같네요.”
 그는 한국에 가서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고, 턱과 구강을 교정하는 동안 견디기 힘든 통증과 발열을 직접 겪었던 것이다.
 “그럼 아편의 본래 효능이 바로 그 진통과 해열이었나요?”  
 “옛날에는 아편이 가장 중요한 상비 약품이었지.”
 니니도 마싼다의 말에 고개를 끄떡였다.
 “맞았어요. 이곳에 사는 샨 족은 아편 열매를 생산하지 않는 사람들도 마당 한 쪽에 십여 그루의 아편꽃을 심어 두거든요. 응급 처치가 필요할 때에는 아편 잎사귀 몇 장을 물에 달여서 먹으면 해결이 되니까요.”
 깜보가 다시 물었다.
 “그럼 도대체 누가 아편을 환각제로 사용하기 시작했을까요?”
 언제부턴가 그 아편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악의 씨가 된 것이었다.
 “가나안의 장사꾼들이었어.”
 “네?”
 그것은 노아의 저주를 받은 가나안의 자손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노아를 증오하고 그가 섬기는 하나님을 거스르려고 작정한 가나안의 장사꾼들은 바알 신과 아세라 여신을 만들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새로운 신들을 섬기게 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떠나게 한 거야.”
 가나안의 반역은 결국 노아에 대한 복수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그들을 진멸하고,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라고 명령하셨군요?”
 “그러나 가나안 사람들은 더 무서운 신을 만들었는데…”
 깜보와 니니가 함께 놀랐다. 하나님을 대적한 신이 가나안의 바알 신으로 알고 있었는데 바알보다 더 무서운 신이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더 무서운 신이라구요?”
 “그게 바로 사랑의 여신 아스다롯이었어.”
 “아, 솔로몬이 섬겼다고 하는?”
 “맞았어. 1000명의 후궁을 데리고 살았던 솔로몬은 그렇게 많은 여인들과 살면서도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결국 사랑의 여신이라는 아스다롯에게 걸려들었던 것이지.”
 솔로몬의 마음이 변하여 아스다롯 여신을 섬겼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남과 북으로 갈라지게 되었고, 결국 두 나라가 모두 멸망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랑의 여신이 그렇게 무서운 신인 줄은 몰랐네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음란의 여신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