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는 대개 윤곽이 잡혔군.”
 “그러네요.”
 “우선, GT라고 자칭하는 조직이 EW 317기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뭔가 은밀하게 심각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고… 그 프로젝트 명칭이 ACP라는 것은 틀림 없는 것 같은데.” 
 “우선 그 ACP가 무슨 뜻인지를 알아야 할 것 같네요.”
 병원장이 고개를 끄떡였다.
 “즉, 프로젝트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해.”
 마싼다가 고개를 끄떡였다.
 “바고의 아꼬는 그 임무를 깜보에게 맡겼어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깜보와 니니에게 그 일을 맡긴 거죠.”
 “그러면… 이들 두 아이만 멘사에게 보내려고?”
 “물론 제가 뒤에서 지켜보며 조정과 지원은 하겠지만, 어른이 함께 행동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 
 그 때, 마싼다의 핸드폰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네, 아꼬.”
 마싼다에게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쪼야웅 대표인 모양이었다.
 “양곤이라구요?”
 쪼야웅이 양곤에서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던 마싼다가 그에게 말했다.
 “네, 내일 아침에 GT로 들어갈 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정보가 더 있는데, EW 317기 사건이 있기 전날, 따치레익의 국경 시장에서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두 남자를 니니가 보았다는군요.”
 마싼다는 한 가지 소식을 더 전했다.
 “그리고 아꼬… 깜보가 깁스를 풀었어요.”
 쪼야웅 대표가 몹시 놀라는 모양이었다. 마싼다가 그에게 깜보의 깁스를 풀게 된 경위에 대해서 다 설명한 후에 병원장을 바라보았다.
 “사야, 허진구 실장께서 사야를 바꿔달래요.”
 달리다굼 의사회의 리더가 송림병원의 김제규 박사이므로 허진구 실장은 달리다굼 의사회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실무 책임자였던 것이다. 
 “네, 방제훈입니다.”
 “안지문 박사 등 달리다굼 의사회의 네 분과 신경환 선교사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W 317기의 블랙박스도 아직 못찾았기 때문에 항공사측과의 협의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구요. 유가족들과 함께 당분간 양곤에 더 머물 예정입니다.”
 우방젠 병원장은 몇 가지 실무적 협의를 더 한 후 깜보를 바라보았다.
 “깜보, 전화 좀 받아봐.”
 전화기를 받아든 깜보에게 쪼야웅 대표가 말했다.
 “너, 깁스를 풀었다며?”
 “네, 삼촌.”
 “할렐루야, 네가 하늘에서 왔다는 것이 확실한 것 같구나.”
 “그렇다니까요.”
 “내가 지금 양곤에 와 있는데… 네 할머니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도 모두 여기 계신다. 네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시는구나.” 
 깜보가 수화기에 대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할머니!”